[[[ 민간소비와 국민경제 ]]]

신원섭 <한은 경제조사과 조사역>

민간소비가 투자나 수출등 여타 국민소득 결정요소와 구별되는 특징의
하나로 그 움직임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을 들수 있다.

민간소비가 안정적인것은 우선 전체 민간소비의 약50%를 차지하고 있는
의.식.주 관련소비가 경기변동이나 소득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않는데다
이같은 필수적 소비를 제외한 내구소비재나 문화.오락서비스에대한 소비
(선택적 소비)도 소득수준이 변화하더라도 단기간내에 급격히 늘어나거나
줄어들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나 수출이 대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로 큰 폭으로 변동하는
경우에도 민간소비는 크게 늘거나 줄지않아 경기변동의 진폭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 중반까지의 소득증가율 (경제성장률)과
소비증가율을 경기국면별로 비교해보면 이같은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70년대초부터 80년대 중반까지 경제성장률은 경기확장기중 평균 11.2%,
경기수축기중 평균 4.1%로 경기상황에 따라 상당한 기복을 보인 반면
소비증가율은 경기상승기중 평균 8.3%,경기수축기중 평균 6.5%를 각각
기록해 경기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않았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80년대말 이후의 민간소비동향을 보면 종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80년대말~90년대초의 경기확장기중에는 경제에 거품이 일어나면서
민간소비가 연10%이상 증가해 경제성장률보다도 큰폭으로 변동했으며 그
결과 종전과는 달리 민간소비가 경기변동을 확대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과소비풍조가 만연해 경기의 안정기반을 크게 뒤흔들고
거품소멸 이후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키며 경기를 급격히 위축시킨 주요
요인이 됐던것이다.

물론 작년 하반기 이후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7~8%대에 머물고 있어
지난80년대말~90년대초의 소비증가율에 비해서 뿐만아니라 최근의
경제성장률보다도 낮아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소비증가는 임금상승에 따른 구매력증가, 소비성금융의
확대, 경제의 국제화.개방화진전등 경제여건변화에 수반되는 소비구조의
변동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론적으로 보면 소비의 적절한 증가는 국민의 후생을 증진시키고 경기의
진폭을 완화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소비가 지나칠 경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 소비재의 수입증대로 인한 국제수지 악화,
저축기반의 위축에 따른 자금수급상의 불균형 심화등을 유발해 장기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경제의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기위해서는 소비생활의 합리화및
건전화를 유도하기위한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