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내 아마둑은 도심지의 한복판에서 곪아 갔다.

큰 뗏장들에 짓눌려 둔중한 초록빛 아마는 거기서 썩어들고 있었다.

날마다 아마는 징벌하는 태양 아래서 숨막혔다.

거품이 가볍게 일었고 수레국화들이 아마둑 냄새에다 음향의 파장을
강하게 흔들었다.

잠자리들도 있었고 얼룩무늬 나비들도 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둑의 응달진 자리에 엉긴 물처럼 자리잡은 뜨뜻하고 두꺼운 개구리
알덩이였다.

이곳에서 매년 봄 나는 얼룩이 박힌 젤리를 병에 가득 채워 학교의
선반과 집 창틀에 진열해 놓고 관찰하면서 기다렸다.

커지는 반점들이 민첩하게 헤엄치는 올챙이로 터질때까지 월스 선생님은
말쓸하시곤 했다.

어째서 아빠 개구리가 숫개구리로 불리는지를 또 그놈이 우는 것과
엄마 개구리가 수많은 알을 어떻게 쏟아 내어 이것이 개구리 알인지를
여러분은 개구리를 보면 날씨를 알수 있지요.

개구리는 햇빛날때는 노랗고 비울 때는 갈색이 되니까요.

<후략>

헤이니의 대표작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을 전남대영문과 이홍필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