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영업이 부진하면 고객을 끌기위한 갖가지 상술이
동원되기 마련이다.

물건값을 내리는가 하면 경품을 끼워주고 서비스를 강화한다.

상권을 확대하는 적극적 방안도 등장한다.

요즘 유럽 자동차산업이 이런 상황이다.

경기회복과 함께 지난해부터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자동차시장이 금년 7월
이후 제로성장으로 급반전되는 부빈한 양상에 빠져들자 업계는 한국등 역외
시장의 문을 거세게 두들기는 한편 위축된 국내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묘안을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실시해온 할인정책에 병행애 <>중고차 현금인수 <>신차구입자금
지원 <>에어컨끼워주기등의 구매촉진책을 동원, 위축된 소비심리를
부추기는데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이런 움직임은 신차판매가 부진한 지역일수록 보다 적극적이며 그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이다.

프랑스는 지난 8월중 신차파매량이 전년동월비 9.7% 격감하자 아예 정부가
앞장서 중고차교환 캠페인을 전개하고 나섰다.

프랑스정부는 이달부터 8년이상 사용한 차량을 매각,새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소형차는 5천프랑(77만원) 중대형은 7천포함(1백7만원)을 현금
지원하고 있다.

또 새차구입을 위해 주식등 금융상품을 매각할때는 19.4% 상당의 세금을
면제해준다.

프랑스산은 물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꼭같은 혜택이 부여된다.

프랑스정부는 이같은 지원책의 주요 이유로 자동차의 안전성과 환경보호를
내세우고 있다.

8년 이상된 차량의 경우 주행중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다 매연
배출이 심하다는게 그 표면적 이유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침체된 내수시장을 되살리겠다는 의도가 보다 강하다.

프랑스정부는 지난 1년간 이와 유사한 지원책을 실시, 내수시장을 되살리고
세수도 높이는 재미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정부관계자는 이번 판촉전으로 혜택을 볼 차량대수는 35만대, 이로인해
20억프랑의 국고부담이 발생하나 신차매입에 따른 세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재정수입은 늘어나는 결과가 될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이계획이 발표되자 느로 푸조등 프랑스자동차업계의 주가가 급등하는등
벌써부터 "자동차특수"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정부 못지않게 기업들의 판촉전도 활발하다.

시트로엥은 자사차를 소유하고 있는 고객이 새차를 구입할 경우 시중
중고차 가격보다 높은 값에 되사주고 있다.

실례로 신형AX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는 중고차값을 시중가보다 비싼
6천프랑 산티아는 1만프랑에 되사드리는 방안을 제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르노 푸조등은 모델별 할인가격을 제시, 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과 더불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시장인 독일의 경우 정부는 전통적으로 방임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판촉전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수요증가율이 올들어서도 1~2% 수준에 머물자 자동차업체들은 새차를
구입하는 자사 고객에세 폐차비 명목으로 최대 3천마르크(1백60만원)를
보조해 주며 고객 모으기에 열중이다.

현대 대우 기아등 한국기업들도 비록 독일등에서 규제를 받고는 있으나
한국에서 실시하는 무이자할부책에 다양한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애프트서비스 기간을 유럽업체보다 긴 2년을 제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유럽국가들이 내수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온갖 묘책을 짜내자 유럽연합(EU)
도 이에 호응, "중고차 현금인수제"를 제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를위해 지난달 20일 "EU 자동차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신차
구매시 중고차를 현금으로 인수하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결정한후 EU집행위
에 검토를 공식 요청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