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소재인 의류원단시장에도 테크놀로지 시대가 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파리시 외곽 빌르팽트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의류원단쇼 "95 가을 프르미에르 비죵"은 새로운 기능의 소재들이
한자리에 모인 테크놀로지의 현장이었다.

이번 행사의 주제인 "창의성","표현의 자유"가 말해주듯 이 전시장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울,면등의 소재는 물론 영하의 추위를 막아주는
내한소재,숨쉬는 섬유,깃털처럼 가벼운 섬유,환경오염이 없는 무공해
섬유등 형형색색의 신소재 원단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매년 3월과 10월,2회 열리는 프르미에르 비죵은 다음해에 유행할
원단및 신소재 원단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즉석 매매계약도 이루어지는
일종의 원단시장.

쇼기간중 발행되는 "르 주르날"에 따르면 한국은 독일,영국,이탈리아,
일본등에 이어 이 행사를 가장 많이 찾는 10개국중 하나로 꼽히는데
9월 29~30일 이틀간의 방문객만 904명으로 집계됐다.

9만8,200 규모의 대형전시장은 쇼기간중 연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원단업자,의류업체 관계자,디자이너,보도진등으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매년 세계 각국에서 평균 4만5,000여명이 이 원단쇼를 찾고 2억프랑(한화
약300억원)에 이르는 원단매매계약이 이뤄진다는게 주최측의 설명.

전시장은 각종 원단을 전시한 10여개의 포럼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원단의 경향을 시각적 이미지로 보여주는 오디오비주얼룸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가을 원단쇼에는 이탈리아,프랑스,독일,영국등 유럽각국에서
807개 원단업체가 참여,각종 원단을 전시했다.

전시장에 선보인 원단의 주색상은 회색,녹색,자주,빨강.

원단전시장을 찾은 성도어패럴의 박미혜이사는 "이번쇼에는 여러가지
경향이 한꺼번에 다 나온것 같다"며 다양성을 특징으로 꼽았고 "천연소재
보다는 혼방, 하이테크소재등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소재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고 설명.

프르미에르 비죵은 원단전시가 주 목적이지만 전시장의 내부장식이나
바닥의 카펫,전시장을 오가는 패션관계자들의 옷차림도 큰 구경거리.

올해는 유난히 광택성 소재의 검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내년에는
검은색 의상이 크게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파리=정종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