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가 연11%대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

9일 3년만기회사채수익률은 연12.25%를 기록했다.

지난 94년 2월22일(연12.20%)이후 2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등 다른 금융상품 수익률도 연12%에서
안정세를 굳힌지 오래다.

자금시장관계자들은 "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연말까지 "하향안정세"라는 대세를 거역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따라 은행 투금등 각 금융기관들은 "대출세일"에 나서는등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투자전략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실세금리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김원태자금담당이사)으로 전망한다.

회사채수익률기준으로 연12%선에서 움직일 것이란 예측이다.

한은이 금리안정을 자신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를 앞두고도 제도권을 이탈하는 자금이 예상보다
적은데다 활황경기가 꺽이면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연말 통화관리에도 왠만큼 자신이 붙어있는 상태다.

지난 9월 총통화(M2)증가율은 13.9%였다.

추석이 들어있는 달로는 지난 85년 9월(12.6%)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10월의 목표선은 "15%대".이는 15.9%까지 말하는 것으로 최고 2조3천억원의
돈이 새로 공급될수 있다.

작년 10월에는 시중자금이 오히려 환수(1천1백35억원)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통화공급이다.

연말까지 목표범위대인 16%범위내에서 운용할 경우 10조원가량의 돈이
풀리게 된다.

여기에 정부의 재정집행도 작년수준(4.4분기 5조3천억원)을 넘고
해외부문의 통화공급도 3.4분기(1조8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리예측에 대해 평소 한은과 다른 견해를 보여오던 "금융업계"
에서도 일각에서 연내 "11%대"까지 내다보는등 "하향안정세"란 전망에
이의를 달지 않는 모습이다.

<육동인기자>

<>.은행들은 최근의 금리하향안정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금리수신억제,당좌대출과 신탁대출등 대출세일"태세를 갖추고 있다.

몇몇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은 그동안 실세금리에 근접해
발행하던 양도성예금증서(CD)와 표지어음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들 상품을 팔고 있는 은행들도 영업점장들에게 부여하던 "네고금리"를
최소화,연11%대로 발행금리를 제한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신탁상품의 경우에도 높은 수준의 배당률을 유지하기위해
거액 기관자금을 사절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중에는 갈데없는 돈이 많아 고금리만 제시하면 언제든지
거액을 유치할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은행들은 회사채유통수익률등의 하향세로 조달자금의 운용수단이
마땅치 않자 당좌대출및 신탁대출의 세일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당좌대출금리는 9일 연13%대(대기업의 경우)로 회사채수익률
(연12.26%)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신탁대출금리도 연14.0%대에 달해 은행들은 기관및 개인들을 대상으로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그러나 시장금리의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외형경쟁에 급급,
예금금리를 선뜻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대출금리(프라임레이트기준)도 인하되지 않고 있어 은행들이
금리안정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금융사등 제2금융권은 시중금리가 연일 하락,마땅한 고수익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하자 수신금리를 내리고 뭉칫돈을 사절하는 등
자금운용에 큰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금사들은 이날 기업어음(CP)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중금리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표지어음의 수신기준금리까지 0.5%포인트
내려 제2금융권의 여.수신금리가 일제히 연중최저치를 기록.

이에따라 개인들이 많이 사는 만기 30-59일 짜리 표지어음의 경우
수신기준금리가 종전의 연11%에서 10.5%로 내렸다.

기업들이 단기운용자금을 끌어쓰기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도
발행할인금리가 연12.70%선(3개월물)으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로 할인(대출)잔액이 축소되는 분위기.

신한투자금융 정상구 기업금융부장은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들은
연11%대인 콜자금을 끌어 연 13%선인 은행의 당좌대출을 막는 방법으로
금리차익을 누리면서 금리추가 하락을 기대,기업어음을 통한 차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A급 대기업들이 CP발행 규모를 줄여나가자 B급 중견기업들이 지난
상반기에 비해 기업어음을 할인받기가 쉬어지는 등 자금의 선순환에
따른 금리하락 현상이 점차 중견기업까지 확산.

또 잇다른 부도사태를 신용도가 떨어진 건설사에 대한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은 여전히 까다로우나 급격한 자금회수 건수도 줄어드는 실정.

투금사 관계자들은 "건설업체에 대한 신용대출에서는 자금사정도
넉넉한데다자금을 회수하면 부도위기에 몰릴까봐 대출규모를 현상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호신용금고들은 풍부한 자금사정으로 인해 우량 거래기업들이 차입
규모를 줄여나가자 수신금리 인하와 함께 우량여신거래처 발굴경쟁에 돌입.

은행 투자금융 신용금고들이 표지어음을 취급하는 바람에 A급 어음을
좀처럼 구경하지 못하는 서울명동등의 사채시장은 C급이하의 매물만
가끔 거래될뿐 썰렁한 분위기.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