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SOC)은 한 나라의 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불리고 있다.

당연히 선진국일수록 SOC는 넘치고 후진국일수록 부족할수 밖에 없다.

SOC는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돼 풍부한 SOC를 가진 선진국은 부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반면 후진국은 열악한 SOC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선진국 진입의 문턱이라는 대망의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SOC는 아직 후진국 수준인 1,000달러 시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2개국중 국민총생산(GNP)은 27위로 중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SOC는 도로의
경우 64위에 기록되는등 중하위권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SOC 1% 증가가 국민소득 1%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미국 일본등 선진국(G7)의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당시의 SOC와 비교한 자료에서도 우리나라의 SOC는 이들 국가와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SOC의 부족은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요인으로 등장, 경제규모
에 비해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 순위를 떨어뜨리는 절대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선진국과 비교 <>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연 95년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
올라 있으나 도로연장은 세계 37위, 철도연장은 세계 40위에 불과하다.

G7 국가중 미국과 독일이 지난 78년 가장 앞서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열었고 이후 프랑스(79년), 캐나다(80년), 일본(84년), 영국(86년),
이탈리아(86년)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의 SOC현황은 가장 중심이
되는 도로및 철도에서 커다란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당시 국민 100만명당 도로는 2만2,850km, 철도는 1,336km를 갖췄다.

G7국가중 SOC가 가장 뒤처진 일본도 84년 당시 국민 100만명당 도로
5,162km, 철도 191km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95년 9월말 현재 국민 100만명당 도로 310km, 철도 71km
의 교통망을 구축하는데 그치고 있다.

도로는 1만달러시대 G7국가 평균의 3%, 철도는 8% 수준이다.

도로의 경우 78년 당시 미국의 1.4%에 그치고 있으며 84년 당시 일본의
6%에 겨우 머물고 있다.

철도 역시 80년 당시 캐다다의 2.5%, 84년 당시 일본의 37% 수준이다.

정부는 오는 2011년까지로 예정된 국가기간교통망 구축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 시설확충이 이뤄질 경우 도로는 G7국가의 2.0~7.2%, 철도는 4.1~
47.7%까지 격차가 다소 좁혀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선진국 수준을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 상태다.

<> 물류비 급증세 <>

SOC부족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은
수없이 반복돼 왔다.

도로및 철도 항만의 부족으로 기업의 제조원가중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총액은 23조3,700억원(91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의 16.8%에 이르고 있다.

경쟁상대인 미국(7%)및 일본(11%)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의 물류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앞서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93년의 경우 국내 기업의 물류비는 전년대비 14.3%가 늘었으나 매출액은
11.7% 증가했다.

물류비중 전체의 72%는 수송비용이다.

이같은 과중한 물류비는 결국 제품의 제조원가에 그대로 반영돼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SOC부족으로 인한 도로및 항만 적체로 인한 교통손실비용도
매년 급증,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

올해 총 교통손실비용은 국민총생산의 6% 수준인 1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도로혼잡비용이 8조6,000억원, 항만체화비용이 4,675억원, 교통사고
비용이 6조6,4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 수출유발효과 <>

국토개발연구원이 지난해 분석한 SOC투자의 수출유발효과 지수에 따르면
도로가 0.465로 가장 높았으며 철도 0.445, 수자원 0.439, 상하수도 0.438,
공항 0.432, 항만 0.431순으로 나타났다.

또 1,000억원을 도로시설 확충에 투자할 경우 제조업의 물류비용 절감으로
투자 첫해에 120억원의 수출증대 효과가 나타나며 같은 재원을 철도에 투자
하면 94억원, 항만은 78억원의 수출촉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SOC스톡 <>

우리나라의 SOC스톡은 87년말 현재 70조1,640억원으로 10년간 연평균
14.8%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산업부문자본의 증가세(15.7%)에는 크게 못미치
는 수준이었다.

87년말 현재 SOC스톡의 GNP대비 비중은 41.8%에 불과, 100%를 상회하는
영국등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GNP대비 SOC스톡을 1%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3조원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돼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