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경제학도들사이에 빼놓을수 없는 필독서이자 경제이론교과서중의
교과서로 전후 반세기동안 불멸의 권위와 인기를 누려온 명저로 폴
사무엘슨의 경제학( Economics )이 있다.

1948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고전에서 케인즈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의
학문적발전및 변천과정과 이론전개내용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부분적인 손질을 거듭하면서 11판까지 발간된뒤 지금부터 10년전인 85년
제12판을 내면서 내용과 모습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한다.

우선 예일대 윌리엄 노드하우스( Nordhaus )교수와의 공저로된 "경제학"
으로 책의 표제가 바뀌었고 다음은 당시에 미경제학계에서 주목을 끌던
"합리적기대이론"( Theory of Rational Expectations )을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하여 상세히 소개하는 등의 대폭적dls 내용수정을 했다.

당시 43세이던 노드하우스를 공저자로 고른 것은 그해 5월 70 고희를
앞둔 새뮤얼슨가 맥그로힐 출판사와 더불어 이 책을 그야말로 불후의
명저로 계승시켜가기위한 포석이었지만 지금 순간 우리의 관심은
시카고대의 로버트 루카스교수가 합리적기대이론의 개발응용에 기여한
공적으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실에 있다.

원래 증권과 상품시장에 관한 70년대의 무스( Muth )의 논문 "합리적
기대와 가격변동이론"에서 가닥이 잡힌 이 이론은 루카스를 선두로 토머스
사전트( Sargent .미네소타대) 로버트 바로( Barro .로체터스대)등에 의해
현대경제학의 새로운 이론으로 발전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에 새뮤얼슨. 노드하우스의 "경제학"에서 비로소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영예까지 얻게 된것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간명하다.

현대인들은 정부의 정책변화에 극히 민감하게 대응하며 그와같은 행태로
인해 경제현실과 예측이 엇갈리고 이론과 달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정부의 시장개입,정부정책의 효과가 기업과 소비자등
시장참여자의 합리적 기대행동으로 인해 제약을 받고 한계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예고된 개입이나 정책에 시장이 미리 알고 적응하면 그 효과는 줄어든다.

또 예고없는 충격적인 정책개입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왜곡시킨다.

한마디로 정부와 정책의 역할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옳지 않으며
시장원리에 보다 충실해야함을 이 이론은 일깨워준다.

케인즈가 강조해온 정부 재정기능과 거시경제모형에 정통적 미시경제이론을
결합한 점을 이 이론의 공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는 무얼까.

세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첫째 기업과 가계는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며 둘째
따라서 시장실패보다는 정부실패의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셋째 시장원리에 더욱더 충실한 정책과 경제운용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합리적기대이론에 대한 국내 경제학계의 보다 깊은 연구와 이해의
확산이 요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