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80)이 전.현직비서 20여명과 함께 13일부터
1박2일간 일정으로 설악산단풍놀이에 나선다.

이번 산행은 지난8월 사면복권된 이후 한층 표정이 밝아진 정명예회장이
"오랫만에 설악산 단풍이나 구경가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정명예회장이 매년 한두차례씩 비서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당일치기"로
나들이(7월14일.무주 구천동 피서나들이 등)를 한적은 있으나 하루를
묵으면서 "옛정"을 나누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명예회장은 13일 계열사준공식에 참석한뒤 곧바로 설악산으로 가고
여비서출신을 포함한 전.현직비서들은 14일 오전 7시30분 서울계동
현대그룹사옥에서 버스로 출발해 설악산에서 정명예회장과 합류할 예정이다.

정명예회장 일행이 묵을 호텔은 현대그룹 계열사인 금강개발이 운영하는
동해관광호텔.이 호텔 인근 설악산의 단풍은 현재 절정에 이르고있다.

이번 설악산 단풍놀이엔 이익치현대해상화재보험부사장 김재수현대건설통합
구매실장(전무) 이병규아산재단사무처장(서울중앙병원부원장) 이전갑현대정
공상무등비서출신 계열사간부와 현비서인 김인재부장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또 여비서출신인 권애자현대건설이사(복지후생담당)과 한경자씨(박영욱
전현대종합상사사장부인)최은주씨(김동윤현대증권사장부인)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비서는 "출발전에 별도의 준비물이나 행사일정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회장님의 기분이 어느때보다 유쾌해 이번 단풍놀이에서 그의
18번곡인 "쨍 하고 해뜰날"을 다시 들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이번 설악단풍놀이외에 지난 12일엔 막내동생인 상영씨가
운영하는 (주)금강의 증설공사준공식에 참석했고 지난달 26일과 2일에도
첫째동생인 인영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라그룹의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는등
"형제애"를 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관계자는 "정명예회장이 사면복권 이후 눈에 띄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하고 "며칠을 잇따라 골프장에 나가는등 80을 넘는
나이에도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