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코트를 사고 겨울엔 수영복을 산다"

가끔 광고를 보면 계절에 반대되는 상품을 처분하는 경우가 있다.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지만 가격면에서 파격적인 매력이 있기에 센스있는
주부는 이러한 기회를 적절히 활용한다.

성공하는 회사는 불경기에 시설비를 투자하여 호경기를 대비하듯 증권도
오를때 사는게 아니고 남들이 팔때 사는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다.

부동산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활용하여 성공하는 사람을 많이 볼수 있다.

통상 부동산은 3~4월이나 9~10월 이사철에 전세값이나 매매가격이 오른다.

원인은 그 시기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남들하고 똑같이 행동하면 같은 금액을 주고 사는수 밖에 없다.

부동산거래의 비수기는 한겨울이나 한여름이다.

그래서 금액도 떨어지고 매물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흥정의 주도권이 매수자에게 주어지는건 당연하다.

기왕에 부동산을 매입한다면 이러한 시기를 선택하는게 여러가지 측면에서
득이 될수 있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매스컴에 민감히 반응하여 조그마한 일이라도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들면 여름에 어느 동네가 홍수로 침수가 되면 그날로 그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턱없이 하락한다.

하지만 몇년 지나면 언제 그랬냐 하듯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환원된다.

이외에도 얼마전 모백화점의 붕괴사고가 신도시 아파트가격에 영향을
주었다.

이 사고는 전반적인 부동산가격에 악영향을 주었으나 시간적으로 얼마
안된 지금은 별 변동없이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 왔다.

여기서 목동에 사는 김모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87년도부터 불어온 부동산 투기 바람이 88년 상반기까지 불다가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 인해 순간 얼음장으로 변했던 시기의 일이다.

상속받은 재산분배로 고민을 하던 차에 장남인 김씨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 시기가 아닌 88년12월, 그것도 주변에서
꺼리고 매매가 안되던 신시가지를 찾았다.

그리고 다른 아파트단지의 가격보다 5,000여만원이나 적은 금액으로
시세가 형성된 싯가 1억7,000만원인 중형 아파트 3채를 채당 1억5,000만원에
흥정하여 총 4억5,000만원에 매입, 동생들에게 분배 하였다.

당시 동생들은 김씨에게 현금으로 분배하여 한창 주가가 올라가는
증권에 투자를 원했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89년2월부터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고 타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가격으로 환원되어 1억5,000만원에 매입한 아파트가 단숨에 2억
4,000만원으로 올라 채당 9,000만원이라는 이익을 얻은 것이었다.

실례에서 보았듯이 부동산을 보는 시각은 크고 넓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느긋함과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아야 하고
주관적인 심지가 있어야 한다.

정상적인 부동산 투자 시기가 바로 잘못된 시기일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투자는 남들과 같이 하는것이 아니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