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미국기업들은 올들어 외국기업들의 뇌물공세 때문에 3
백60억달러에 이르는 해외수주를 놓친 것으로 상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한 보
고서에서 밝혔다.

대부분 비밀로 분류된 이 보고서는 미국기업들이 해외에서 직면하는 경쟁의
심화정도를 파악,대응정책을 세우기 위한 것인데 중앙정보국(CIA)의 도움을
받아 작성됐다. 여기에는 수백건의 뇌물공여사례를 담고 있다.

이와관련 월 스트리트저널은 12일 CIA가 냉전시대 이후 새로운 역할을 모색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보고서가 작성돼 CIA는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한 사례로 유럽의 모기업이 수백만달러규모의 발전설비계약을
따냈는데 이는 해당 전력회사 간부에게 현금뇌물을 제공했기 때문이며 이에대
한 명백한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독일기업을 중심으로한 컨소시엄이 미국기업을 제치고 중국의 수송 프로
젝트 수주에 성공한 것도 독일기업이 대만에 잠수함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
기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미국의 수출진흥활동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고 비판했
다.
각국별 수출진흥활동비를 보면 GDP 1천달러당 영국이 25센트로 가장 많고 프
랑스는 17센트를 약간 넘고 일본은 17센트인데 비해 미국은 고작 3센트에 불
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2백여건의 국제입찰을 조사한 이 보고서는 외국기업들이 공격적
이어서 절반이상의 낙찰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10년동안 1조달러
이상의 해외입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기업들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