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 조세연구원 연구조정부장 >

[[[ 재정정책 ]]]

대외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발족했고 대내적으로는 각종 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대처해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수단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재정정책은 국가가 공공서비스의 재원조달을 위한 재정공급(재정수입)과
국가의 공공서비스를 국민의 요구에 맞게 지출하기 위한 재정수요(재정
지출)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국가 정책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재정수입의 규모는 개발의 단계, 산업구조및 대외개방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 재정지출은 국방비 교육비 주택및 지역개발비 경제개발비등의 지출요인
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재정수입이 재정지출을 결정하는가, 아니면 재정지출이 재정수입
을 결정하는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는 두가지 방향 모두 타당성이 인정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세입내 세출"이라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오랜 기간
동안 건전재정을 유지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자를 따랐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정책중에서 재정수입과 관련된 정책, 즉 조세
정책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크게 인식해 그동안 수차례 세제개편을 시행
했다.

조세정책은 재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재정수입의 기둥일
뿐아니라 조세정책을 통해서 계층간 그리고 계층내 형평성을 높이는 기능도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조세정책이 앞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경기조절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세정책에서 핵심적인 정책수단은 세율조정이다.

세율변화는 경제활동에 대한 유인으로 작용해 경제주체의 행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경제부문간 자원배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제의 질적변화를
유도할수 있다.

조세정책의 실효성이 확보된 상황에서는 재정지출에 관련된 예산편성 또한
주요한 재정정책수단이 된다.

우리의 예산편성과정에서 보여주듯이 주어진 세입예산범위내에서 세출예산
을 어떠한 기조로 운용할 것인가가 핵심적인 정책수단이 된다.

특히 재정의 경기조절기능이 강조되고 재정의 자동안정화장치를 구축해야
한다는 기본원칙하에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의 자동안정화 장치는 재정수지가 경기변동과 반대방향으로 운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기팽창기에는 조세수입이 증대하게 되는데 이때 재정지출을
이에 부응해 증대시키지 않고 일정수준으로 억제해 재정흑자를 실현하면
경기진정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출항목중에서 경직적인 경비부문을 최소화함으로써 재정
지출의 신축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우선과제라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