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상권내에서도 대로변과의 접근정도, 중심상권과의 거리에 따라 업종이
달라진다.

연세대와 그레이스백화점을 끼고 있는 신촌상권의 경우도 연세대와 가까운
곳은 단란주점, 커피전문점, 노래방, 호프집 등 유흥성이 강한 업종이 밀집
해 있다.

상권의 배후지인 연세대와 멀어질수록 갈비집, 횟집, 닭갈비집등 음식점이
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음식점들이 핵심소비지역에 있는 유흥업종과 근거리에 위치, 상권내
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상호조화는 상권의 전반적인
유동인구흡인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상권내 위치에 따라 입점업종과 지가가 달라지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것이 부동산의 속성이지만 비전문가는 이를 초기단계에서부터 파악하기
어렵다.

최근 서대문구 창천동 52의 144번지에다 지하1층 지상4층의 상가건물을
짓고 있는 김모씨는 개발시기를 최대한 늦춤으로써 개발윤곽이 드러날때
개발을 시작, 무리없이 성공으로 이끈 경우이다.

김씨의 경우 신촌상권에서도 조금 후미진 곳에 땅이 있어 오랬동안
개발방향을 잡지 못해 주위보다 건축이 늦었지만 상권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 상권내 위치에 맞게 건물을 짓고 적절한 분양전략을 수립해 개발에
따른 위험을 피하는 후발자의 혜택을 향유할수 있었다.

김씨가 지금의 이땅을 구입한 것은 10년전인데 평소 땅을 보는 안목이
좋았던 그는 지난 85년 3,000만원을 투자해 지금의 32평짜리 땅을 구입했다.

노후대책으로 구입했던 이 땅은 김씨의 기대대로 88년을 전후해 평당
1,800-2,000만원으로 치솟아 재산증식에 크게 기여했다.

50대에 접어선 김씨는 사업을 미루다 지난 2월 이땅을 개발키로 마음을
먹게 됐는데 지가가 6억여원에 이르러 부동산경기침체하에서 처분하기가
쉽지않았기 때문에 개발쪽으로 선회하게 됐다.

그러나 부동산개발은 각종 인허가, 시공, 분양, 관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것을 포함하는 것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이중에서 분양은 부동산개발의 성공여부를 측정하는 관건이지만 전문성이
요구되고 전략을 잘못 수립할 경우 오랜동안 미분양으로 자금부담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었다.

특히 김씨의 땅은 상권내에서도 핵심적인 위치에 있지 못해 부동산에
비전문가인 김씨는 개발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컸고 이를 피하기 위해 주위의
개발이 거의 마무리되어가 이곳에 부여되는 역할이 정해지는 것을 기다렸다.

또 싼가격에 분양을 조기에 완료하는 것이 이자부담을 고려할때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분양은 터파기 공사를 시작한 2월께 시작했는데 음식점업종을 대상으로
주위보다 20%정도 싼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분양시작 보름만에 마무리
지을수있었다.

이달 준공예정으로 내장공사가 한창인 이 건물은 56%의 건폐율이 적용돼
연면적 82평으로 지어졌다.

지하1층 20평, 지상1층-지상3층은 각각 18평, 지상4층은 8평으로 설계
됐다.

지하1층은 전세보증금 7,5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지상1층은 전세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지상2층은 전세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지상3층은 전세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원에 임대했으며
지상4층은 아직 처리방법을 찾지 못했다.

개발이익금은 전세보증금 2억2,500만원에다 월세 470만원인데 월세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원하면 2억3,500만원이 나와 전체 전세보증금은 4억
6,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총건축비는 평당 170만원이 들어가 1억4,000여만이 소요됐는데 순수개발
이익은 모두 3억2,000만원이 된다.

그러나 김씨는 이 건물을 노후대비책으로 지었기 때문에 일부 자금을
제외하고는 월세로 돌려 한달에 470만원의 부수입을 거두게 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