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베트남국영TV와 베트남통신은 물론 공산당 기관지
(Nhan Dan)등 베트남의 주요 언론들은 뉴스시간과 특집을 통해
한국증권시장의 베트남진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은 한국형증권산업이 오는 97년을 목표로 증권거래소설립을 준비중인
베트남에 첫발을 내딛는 날이다.

한국증권거래소와 베트남재무부가 공동으로 마련,하노이시와 호치민시에서
1개월과정으로 진행될 "베트남증권시장 설립요원 양성을 위한
특별증권연수"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연수를 시키는 쪽은 한국의 증권전문가들이다.

이번 증권특별연수는 한국의 증권제도가 통째로 베트남에 수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증권산업의 도입은 또한 베트남이 한국을 경제개발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을 확인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한국증권관계자들은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을 베트남에
전수한다는 자부심도 크다.

물론 이에따르는 책임감도 이만저만한 정도가 아니다.

연수신청자가 너무 많아 베트남재무부가 대상자를 선발하는데 무척
고심했다는 얘기도 있어 베트남이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개강식에 참석한 베트남 최고 실력자 도 무오이서기장은 식후에도
신명호재경원제2차관보와 김태규베트남주재대사, 홍인기거래소이사장등
한국대표단을 밤늦게까지 접견하며 대단히 흐뭇해했다.

그는 베트남증권거래소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력양성을 위해
한국이 우수한 인력을 파견, 철저하게 교육시켜 달라"는 당부를 잊지않았다.

이에대해 한국대표단은 연수과정에서 우수연수생을 선발, 증권거래소와
대신 LG 동서 선경 산업등 국내증권사들이 공동으로 2명씩 초청해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하기로 즉석에서 화답했다.

우리나라는 또 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베트남증권거래소설립에 필요한
기술지원 프로젝트에 1백만달러의 재정지원까지 하고 있다.

기술지원 프로젝트는 한국증권거래소가 주축이 돼 앞으로 2년간
증권거래소운영에 필요한 컴퓨터시설등 증권산업의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증권거래소설립을 위한 양국간 협력관계는 지난 4월
도 무오이서기장의 방한기간중 약속된 것으로 지난 6월에는 4명의
베트남관리들이 서울에서 한달간 교육을 받기도 했다.

베트남관리들은 한국의 증권산업 지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 증권업계가 짊어진 짐도 그만큼 크다.

증권산업의 성공적인 수출은 곧바로 한국기업들의 베트남진출과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