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건설3사가 추진하는 신건설제도는 내용이 파격적인데다 사회적
으로 부실시공 근절에대한 구체적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있다.

삼성의 신건설제도 도입은 선언적 의미에서 품질시공만으론 품질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눈에 띠는 부분은 외국 감리전문인력의 현장투입이다.

그동안 품질시공을 확보하는데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질타를 받아왔던
감리에 자체 비용을 들여 외국인력을 대거 투입, 부실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보이고있다.

감리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영국및 미국 감리회사와 계약을
체결한것이 이를 반증한다.

건물 골조공사에대한 평생품질보장제 역시 그동안 소홀히 해온 건축물의
사후관리를 시공사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시공후 관리가 잘 안되는 것이 우리의 실정인
만큼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협력업체 적정이윤보장이나 건설기능대학운영등은 협력업체 육성을위해
그동안 업계에서 추진해왔던 것과 내용이 비슷하다.

다만 삼성은 적자가 난다해도 이를 본사가 떠안고 협력업체에겐 전가
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삼성의 신건설 제도 도입선언은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품질에 을 두고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9월 발표된 현대건설 박재면회장의 선언과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도 품질을 강화하는 내용의 선언이나
제도도입을 잇달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시장 개방등과 관련 품질시공을 하지않으면 건설업체가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는 인식이 정착돼가고있는 만큼 고품질 선언은 앞으로
대형업체들뿐만 아니라 중소형업체들에게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의 이같은 개혁및 부실근절 노력은 제도적 측면에서의
개선과 병행돼야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수 있는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부실시공의 직접적 책임은 업체들에게 있다해도 현실에 맞지않는 각종
제도와 관행이 부실유발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있는 탓이다.

특히 지금은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건설업체들의 경영상태가 극도로
악화돼있는 시점이어서 부실근절의 짐을 모두 건설업체가 지기에는 무리가
따를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런점에선 자금력을 앞세운 삼성의 신건설제도 도입은 자금력이 취약한
업체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땜질식으로 만들어진 제도들이 이중 삼중으로 업체들의 숨통을
죄고있는데다 PQ제(입찰자격사전심사제)최적격낙찰제등 부실방지를위해
도입된 제도 역시 아직은 형식적 시행에 그치고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언된 삼성의 신건설제도 도입은 품질시공에대한 대안을
구체적 형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부실시공이 근절되려면 이같은 업계의 시도에 호응하는 당국의
제도개선노력이 뒤따라야할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삼성이 선언한 신건설제도는 외국감리전문기관 상주감리, 건축물골조
평생품질보장도입, 협력업체 적정이윤보장제 도입, 건설기능대학운영,
건설명품전략추진등 5가지로 이루어져있다.


[[ 주요내용 ]]

#외국전문감리기관 상주 품질관리

세계적 감리회사인 미국의 파슨스사, 영국의 트라팔가사및 타이우드사
등과 감리계약을 체결, 외국인 79명 한국인 26명등 105명에 이르는 대규모
감리단을 삼성시공현장에 투입, 품질상태를 상주감리한다.

법정감리와는 별도로 자체 감리활동을 하게될 이들 감리단은 일차적으로
백화점처럼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건물과 고품질 신공법이 적용되는 현장등
50여개 현장에 투입된다.

또 내년 3월부터는 이들 감리단을 1백개현장에 투입하고 점차 삼성이
시공하는 전현장으로 투입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은 설계도면검토및 골조품질검사, 설계및 공사관리상태 감리, 품질
관리체계 개선및 보완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같은 감리단운영으로인해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연간 400-500억에 이르며
이 비용은 전액 삼성이 부담하기로했다.

#건물골조의 평생품질보장제 도입

종합 건축물서비스시스템을 구축, 삼성이 시공한 주요 건물에대해 건물의
수명이 다할때까지 안전진단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건물준공후 유지보수전담팀을 구성, 준공도면 시방서 구조계산서 감리
보고서등을 보관 관리시키면서 하자보증기간동안에는 6개월, 하자보증기간이
끝난 후에도 주기적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하자보수에서부터 고객의 부동산 관련 상담까지 건설관련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소비자문화관"을 개설 운영하기로했다.

이와함께 지역별 애프터서비스센터 확대, 공사중 입주자를 초청해서 사전
품질점검을 하는 "미이 홈 리콜제", 삼성임직원 모니터제등도 실시한다.

#협력업체 적정이윤 보장제 실시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의 경영기반 확보를 위해 연간공사물량
예고제, 최적격낙찰제등을 실시하기로했다 .

우선 연간 발주물량을 예시,협력업체의 계획경영을 유도하고 공종별로
최적가를 산정한후 이를 입찰시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형틀 철근 콘크리트 조적 미장 방수등 노임성공종은 모두 수의계약을
하며 협력업체 육성프로그램을 개발, 기술및 경영지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
이다.

#건설기능대학 운영

협력업체 직원및 기능공을 매년 200명씩 선정, 3개월씩 체계적으로 교육을
시킨후 기능장 자격증과함께 각종 혜택을 준다.

대상직종은 형틀 조적 미장 방수 철근 도장 도배 용접 배관 전기배선
등이다.

또 20-30년 된 숙련공들로 공종별 전문가 집단을 구성, 현장에 투입하며
매년 삼성건설기능경진대회를 개최, 장려금을 지급한다.

#건설명품전략 추진

공종위주의 경영을 통해 명품, 명소를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건축에선 초고층 인텔리전트 빌딩과 클린룸, 주택에선 아파트, 토목에선
지하공간, 플랜트에선 에틸렌플랜트와 발전소등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설계 시공의 종합화를 추진,명실공히 종합건설업체로 도약한다.

특히 설계 엔지니어링기능및 기획 마케팅기능등 건설의 소프트기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