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박계동의원이 19일 국회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통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4천억원이 시중은행에 분산, 예치돼있다고 주장해
정치권에 큰파문이 일고있다.

박의원은 이날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4천억원이 신한은행과 동화은행등
시중은행에 1백억원짜리 40개계좌로 나뉘어 예치돼있다"면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지난17일 발행한 (주)우일양행(사장 하범수)명의의 예금잔고
조회표를 증거물로 제시했다.

박의원은 "노전대통령 퇴임직전인 93년1월말께 노전대통령의 비자금관리인
으로 알려진 이원조씨가 몇몇 시중은행 영업담당상무들을 불러 차명계좌
확보를 지시했고 이지시가 다시 일선지점장들에게 극비리에 하달됐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예치돼있던 4천억원이 같은해
2월1일 1백억원짜리 수표40장으로 인출돼 당일 신한은행과 동화은행 등
시중은행의 40개계좌에 일제히 분산, 예치됐으며 현재도 고스란히 예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신한은행에 6백억원이 배당되고 이중 3백억원이 서소문지점에
예치되었다"면서 "1백억원은 당시 지점장 이우근씨(현 본점 융자지원담당이
사)의 동서명의로, 1백억원은 같은지점 차장 이화구씨(현 역촌동출장소장)의
처남명의로, 나머지 1백억원의 예금주는 우일양행 하범수씨로 계좌번호는
302-38-001672"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이홍구국무총리는 "금시초문"이라면서 "사실여부를 홍재형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에게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총리는 "서석재전총무처장관의 비자금설 발언과 관련한 검찰조사결과
단순한 풍문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청와대측으로부터 수사중단압력은
없었으며 정치적 의도에서 사실을 축소.은페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이총리는 또 5.18문제와 관련, "13대국회에서 이미 진상이 규명됐고
검찰조사를 통해서도 밝혀졌던만큼 헌법재판소의 심리결과가 나오는대로
국회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돼야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최형우 이부영의원등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신3김시대의 부활과
망국적인 지역할거주의를 강도높게 비난했고 김상현 정상용의원등은
5.18특별법제정과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