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중에도 상승가도만를 줄달음하는
상품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퍼스컴이다.

정보통신시대 주역으로서의 위력이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퍼스컴의 신장세는 눈부실 정도다.

하이테크산업 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터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퍼스컴
메이커들의 총출하대수는 5백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실적대비 58.4%가 늘어나 퍼스컴이 본격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퍼스컴보급이 급증하고 있는 데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 최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퍼스컴의 평균단가는 23만8천엔선으로 90년대초에 비하면 절반선에
불과하다.

올들어서만도 평균 10%정도가 하락했다.

두번째 이유는 기업들이 대량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무전산화를 위해서는 퍼스컴이 필수불가결이어서 각기업들은 사원 1인당
1대씩을 목표로 도입량을 늘려가고 있다.

또다른 중요한 이유는 초심자들도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오는 11월부터는 일본어판 윈도즈95도 판매될 예정이어서 올4/4분기
출하량은 1백55만대를 기록 사상최고수준의 분기출하량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에따라 종전 마니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퍼스컴이 이제는 가전제품
의 일종으로 취급받을 정도가 됐다.

더구나 퍼스컴은 앞으로도 급성장을 계속해 오는 99년까지 평균 34%에
이르는 증가율을 나타낼 전망이다.

98년경부터는 연간출하량이 1천만대를 넘어서 최근 8백만-9백만대에 그치고
있는 TV의 연간출하량을 능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 막 가전제품으로 취급받기 시작한 퍼스컴이 몇년안에 가전제품의
대표상품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세대당 보급률도 오는 98년에는 26.5%에 이르러 현재의 10.3%대비 2배이상
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붐을 타고 퍼스컴사용자들을 겨냥한 잡지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93년 12종 94년 16종이 각각 창간됐고 올들어서는 20종이상이 새로
발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퍼스컴관련잡지는 1백20종류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엔 급증하는 초심자들을 겨냥한 잡지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잡지는 기종의 소개와 논평 편리한 이용법등을 소개해 부수를 늘리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15만부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마니어를 대상으로 한 잡지를 웃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장년층등 그동안 퍼스컴에 공포심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이 급격히
독자층으로 흡수되고 있는 까닭이다.

유통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문점및 가전양판점이 양대축이었던 판매전선에 유통업체큰손인 다이에가
뛰어들면서 저변확대와 가격하락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다이에는 메이커들에게 가계부및 요리등의 소프트를 담은 기획상품을
저가로 납품해 주도록 요구하고 있다.

퍼스컴과는 거리가 먼 일반주부들도 소비층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이 요청에 응한 것이 컴팩과 후지츠로 판매가격은 17만엔대.

최대업체인 NEC도 곧 요청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퍼스컴평균가격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지만 다이에의 판매력을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메이커의 입장이다.

희망소매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오픈가격시스템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얼마를 받고 팔던 유통업체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이미 실시중인 애플 일본IBM 히타치등에 이어 컴팩도 이달들어 오픈가격을
도입했다.

퍼스컴시장이 대호황을 보이면서 메이커들의 판매경쟁도 그만큼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