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월1일을 기해서 우리나라 광고시장이 개방된 이후에도 아직 국내
광고산업 분야에는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산업 외적으로는 광고산업에 대한 정부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미흡하고
업계를 둘러 싸고 있는 제도권에서는 광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광고
매체의 비과학화가 광고산업의 글로벌화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내적인 측면에서는 광고인의 전문적 장인의식의 결핍과 외형적 이상 비대
현상속에서 140여개사에 달하는 광고회사의 난립으로 "내 몫 찾기" 광고주
유치경쟁이 치열해 산업의 국제화 발전을 위한 기반 구축에는 겨를이 없다.

또 광고주와 매체사로부터 억압받는 광고거래에서 파생되는 여러가지
비현실적 불공평한 관행은 산업의 균형적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광고라는 산업이 한낱 선전수단 판매수단으로만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광고업계가 "광고의 과학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광고가 종합 커뮤니케이션
의 기능과 역할을 가져 정부와 국민간, 기업과 소비자간, 국가와 국가간,
개인과 개인간에 필요한 정책의 홍보, 정보의 전달, 의사의 교환, 미래의
예측 등을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종합적 정보산업으로서 기획 제작 조사 기능은 물론 마케팅전략
PR전략 등에 이르기까지 집합적 구도를 창출해내는 브레인즈 트러스트 역할
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보다 정확한 각종 데이터가 마련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화 국제화를 외치면서도 불행히도 광고과학화의 기초인
인쇄매체의 ABC(부수공사제도)나 전파매체의 시청률조사조차 정착되지
못하고 있으며 광고거래의 자율성마저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환경속에서 96년 6월에는 광고인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광고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올림픽대회가 그러했고 유치경쟁에 나선 2002년 월드컵대회가 그렇듯이
세계대회의 개최에는 주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물론 필요시설의 확보,
대회에 대한 주최국 국민들의 호응과 참여, 전문인들의 의식 수준 등 여러
부문에서의 좋은 평가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최근의 한미자동차협상에서도 부각되었다시피 이제 광고산업은 부수적이
아닌 주체적 독립산업으로서 세계화되었다.

86년에 시작된 우르과이라운드(UR)시대를 거쳐 95년에 개막된 세계무역기구
(WTO)시대를 맞고 있는 국내 광고산업은 다가오는 21세기의 멀티미디어시대
와 첨단과학시대 종합커뮤니케이션시대에 대비하여 정보산업으로서의 새로운
포지셔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야하는 정부를 비롯한 기업과 매체 등 광고관련 분야는 광고
에 대한 인식의 전환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