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구 < LG애드 상무 >

우리광고가 크리에이티브면에서 어느 정도의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은 여러가지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여건면에서 보면 고난도의 컴퓨터작업에 필요한 기자재나 업계 일부
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제작비 제작기간 등 문제가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최근 몇년사이 우리광고는 제작여건이라는 면에서는 많은 개선을
이뤄왔다.

외국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좁은 크리에이티브의 무대
가 확장된 것도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의 심장이라 할 발상은 어떠한가.

이것은 마치 어느나라 문화가 더 강한가 하는 것처럼 한마디로 우열을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 크리에이티브가 국제무대에서 아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화제가 된 광고들도 세계무대에서는 별로 인정을 못받아 우리
크리에이티브가 혹시 우물안 개구리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느끼게 될 때가
많다.

그런가 하면 최근들어 선을 뵌 "외제광고"들은 우리 소비자들에게
나름대로의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제작여건의 개선 못지않게 발상의 측면에서 이른바 한국인의 정서와
국제적인 감각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우리 광고가 외제광고들에
안방을 내주지 않고, 나아가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