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2기 지하철운영 주체인 도시철도공사가 2기
지하철(5~8호선)중 5호선 강동구간(고덕~왕십리 15km)의 개통시기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어 이달말 개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20일 서울지하철건설본부와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같은 마찰은 이 구간
14개 역에 설치된 역무자동화설비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잘못 작성돼 시
험가동에서 일부 설비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발매기는 지폐나 동전을 넣을 경우 거스름돈이 정확히 나오지 않아
결산 회계처리등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이다.

지하철건설본부측은 이에따라 이 설비를 제작한 영국 TTSI사의 전문가 15
명을 불러 수정된 소프트웨어를 입력,정상가동여부를 재점검하고 있으며 당
초 예정대로 오는 30일 5호선 강동구간의 개통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지난달 조순서울시장에게 개통예정일을
보고한 상태여서 30일 개통은 필연적"이며 "필요한 경우 자동역무화설비없
이 개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비해 도시철도공사측은 2기 지하철 강동구간의 개통시기를 늦출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자동역무화설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영권을 인수할
경우 회계및 결산처리 기능미비로 인해 운영초반부터 업무자체가 마비될 가
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

게다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물을 인수해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서는 공사측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30일 개통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재작성한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점검해야하며 지하철 이용자가
발매기로 승차권을 사는 모든 경우에 대한 실행시험을 거쳐야하고,또한 역
무원들이 이 설비에 적응하는 훈련기간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기
간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하철건설본부와 도시철도공사간에 인수시기에 대한 합의가 2~3
일안에 도출되지 않으면 5호선 강동구간의 개통지연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
인다.

5호선 강동구간의 역무자동화설비는 지난 92년 영국 TTSI사가 4천6백만달러
에 납품한 것으로 승차권,정액권,할인권을 발매기로 판매하는 한편 모든 회
계와 결산을 자동처리하는 무인 자동화설비이다.

<송진흡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