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기업들의 중국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건국이래 지금의 대중진출만큼 우리기업들이 한꺼번에 대규모로 해외로
나갔던 사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에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산동성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노무관리
내수시장개척문제등과 관련, 진출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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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3년2월 40만달러를 청도에 단독 투자한 Y사는 스포츠용 장갑을 생산
하는 봉제회사다.

이 회사는 진출초기 2년동안 작업관리의 불안정과 높은 이직률을 겪어왔다.

이 회사의 전체 종업원은 347명이며 평균 나이는 19세에서 21세다.

교육수준은 중졸이 대부분이다.

현지 종업원의 구성을 보면 90%가 농촌에서 온 외지 노동력들로 구성돼
있다.

관리는 한국인과 조선족관리자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회사에 파견된 한국인은 사장을 포함, 모두 6명으로 사장을 뺀 나머지
5명이 20대에서 30대의 기술자들이다.

이 회사의 조직을 보면 현장의 주요 관리직책들은 모두 한국에서 파견된
기술자나 조선족관리자들이 맡아오고 있다.

급하게 중국에 와서 단기간에 목표한 효율을 내기 위해 우선 급한대로
인원을 모집하고 한국인 기술자가 직접 현지인들에게 기술을 지도하는
한편 말이 통하는 조선족들로 하여금 통역과 관리를 겸하도록 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중국에서 현지근로자들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인 기술자들이 현지 근로자들의 정서와 관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선
몸에 익은 방식으로 현지근로자들을 다그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현지인들의 반발을 사게 된다.

현지근로자들의 대표적인 불만은 한국인들이 사람을 깔보고 업신여긴다는
것이다.

또 관리가 엄하고 가부장적이며 잔업이 많아 개인여가가 없다는 것이다.

노무관리의 실패는 중국에서의 "구정"의 의미를 모르는데서도 발생했다.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은 춘절(음력설)이다.

이기간동안 국가가 지정한 휴가는 3일이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이
공식적인 휴일이 의미가 없고 한달정도 사실상 일을 하지 않는다.

춘절기간에 이 회사는 보통 한달가량 작업을 할수 없었고 구정휴가를 원칙
대로 처리하려는 회사의 방침에 불만을 품은 직공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그동안 작업의 숙련도가 수준에 다다른 직공들이 빠져나가 작업관리
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초기관리의 어려움을 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방식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첫째, 인원채용방식을 변경했다.

춘절사건 이후로 신규채용 인원을 당일이나 하루정도에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의 인원으로 제한을 두고 채용, 춘절기간의 작업공백이나 마찰을
피하도록 했다.

둘째, 관리인원의 보완이다.

현지인 중에서 유능한 직공을 발탁, 부주임으로 임명하고 직접적인 작업
지시와 직공의 관리는 이들이 담당하고 현지인과 한국인 기술자 또는
조선족관리자가 직접 부딪치는 소지를 줄였다.

셋째, 물적 인센티브의 도입이다.

근속수당을 신설하여 6개월이상 근무자에게는 월 15원인민폐(한화 1,500원),
1년이상 근속자는 25원, 그리고 1년이 경과되는데 따라 매월 10원씩을 가급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관리의 현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노무관리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에서 전체 여섯명의 인원이 파견돼 있다.

이들의 인건비가 전체 인건비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어 관리의 현지화는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