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의류업계의 "꽃"이다.

자유직에 가깝다고 할수있을 정도로 생활이 자유롭고 화려한 편이다.

대우도 괜찮다.

9년경력의 디자이너인 (주)신원의 "비키"사업팀장 이지현씨(32)를 보자.

그녀는 분기별로 한번씩 1년에 4번이상 해외출장을 간다.

프랑스등지에서 열리는 의류전시회나 패션쇼를 보기위해서다.

일정한 성과만 내놓으면 하루종일 밖에 나가 놀아도 될 정도로 일도
별간섭을 받지않는다.

한 시즌 성과만 좋으면 월급도 웬만한 기업의 임원과 맞먹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런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로서 어느정도 "사람대접"을 받으려면 최소한 입사후 3년은
바닥생활을 해야한다.

신입 디자이너의 생활은 말그대로 군대의 "쫄병"생활이다.

툭하면 "이런 단추를 찾아오라" "저런 원단을 사오라"는 선배들의
잔심부름을 떠맡아 동대문시장을 누비는건 보통이다.

디자인하기보다는 자재를 사오고 원단을 자르는게 전부다.

그런 호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디자인할수있는 일을 준다.

3년 경력자가 되면 스카우트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대접을 받기 시작한다.

보통 8년 경력자면 하나의 사업부를 맡아 팀장이 된다.

팀장이 흔히 말하는 디자이너라고 보면 된다.

능력있는 사람은 독자적으로 의류업체를 차려나가기도한다.

디자이너가 되려면 우선 의상학과등 관련학과를 졸업해야한다.

그러나 비전공자라도 학교를 졸업한 후 전문학원에서 1~2년 코스를 밟으면
입사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이지현씨는 "디자인은 무엇보다 자기와 색이 맞아야한다"며 "자신이
추구하는 디자인의 옷을 만드는 업체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과 맞지않는 디자인에 억지로 매달려서는 능률도 오르지않고 창의성도
발휘할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