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외국산 동일 브랜드의 병행수입을 허용한다"는 지난 19일
재경원 발표는 국내 골프클럽시장의 획기적 개편을 의미한다.

이 조치로 인해 예상되는 시장변화를 짚어 본다.

<>.소비자들은 두말할것 없이 가격하락의 덕을 톡톡히 볼 것이다.

누구나 들여와서 팔수 있는 무한경쟁시대의 돌입은 마진축소에 이은
가격하락이 필연적이기 때문. 그러나 수입상들은 필사의 미로찾기에
나설수 밖에 없다.

승자는 "싸게 사서 싸게 파는 자"이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산지에서 얼마나 싸게 공급받느냐가 관건이 된다.

그래도 구조적으로 유리한 측은 정식수입라이선시들이다.

수입대행권자들은 "미본사-수입상-소매점"의 3단계 유통이지만
병행수입업자들은 계약적측면에서 "미본사-미판매자-수입상-소매점"의
최소 4단계 유통이 될수 밖에 없다.

생존은 수입규모와 브랜드의 인기도에 좌우 될것이다.

많이 사야 가격이 싸지고 많이 사려면 인기브랜드여야 하기 때문.

결국 소량수입에도 불구, 높은 마진으로 연명하던 브랜드수입상들은
"좋은 시절"이 물 건너간 셈.

이제는 누구와도 가격경쟁이 가능한 "인기 브랜드의 대형수입상"만이
"박리 다매"의 방법으로 살아 남을 것이다.

이같은 시장경쟁의 원리는 애프터서비스가 사활의 관건이 됨을
의미한다.

"가격 싸움"이 전제이고 보따리 장수들이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할수는
없다는 점에서 "A/S"체제구축이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사로 잡을수
있는 요인이 될수 있다.

<>.대형 골프용품 유통체인의 등장도 예상된다.

높은 마진과 무자료형태의 소위 "나카마"제품으로 연명하던 소규모
골프상들은 이제 무차별 가격경쟁속에서 더 이상의 유인점이 없어
질 것이다.

이제는 "직접적인 대량구매"가 가격결정요인이 될 것이고 그럴경우
대형 체인점시대의 돌입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한다.

한편 골프채 광고시장은 당분간 크게 위축 될듯하다.

다 수입하는데 나만이 돈 들여 광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

그러나 인기브랜드의 대형수입상과 미본사와의 계약측면에서 여타
수입상들을 누를수 있는 업자들은 브랜드 자체가 죽는 것을 피하기
위해 광고를 계속할수도 있다.

<>.이 제도의 촛점은 물론 "공정한 경쟁".

그런데 그 관건은 "세관에서의 공정성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즉 미본사로 부터 직접 들여오는 정식수입라이선시들의 수입가격과
그렇지 못한 병행수입업자들의 수입가격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데
병행수입업자들의 신고가격을 그대로 인정 할 경우 실질적으로
"언더 밸류"를 조장 할수 있다는 것.

따라서 "미본사의 출고가격을 입증할수 있는 서류의 확인"을 전제로
해야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뤄진다는 논리이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