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 제니스사 경영에 본격 참여키로한 것은 이 회사의 새로운
대미진출전략이 본격 시훈된 것을 의미한다.

새 전략의 핵심은 "신속화"와 "집중화"다.

제니스를 통해 단숨에 미국 최대의 가전업체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가시화된 것이다.

한마디로 "지름길 뚫기"에 나선 셈이다.

LG가 TV와 TVTR의 연간 생산규모를 약 6백만대로 늘리기로 한데서 이같은
야심을 엿볼수 있다.

연산 6백만대는 미국내 최대 생산량이다.

그만큼 많이 팔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자신감은 북미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는 제니스브랜드를
확보했다는데서 나온다.

사실 LG의 올해 미국TV시장 점유율은 약 2%다.

1위업체인 RCA사(16%)에 비하면 "명함도 못내미는" 위치다.

하지만 LG는 제니스 합병으로 정상권에 이미 접근했다고 할수 있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벌써 1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동안 경영난으로 시원치 않았던 제니스의 영업망을 정비할 경우
1위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LG전자 구자홍사장)는
게 LG의 판단이다.

이같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것은 북미 현지 일관생산체제 구축이다.

부품부터 세트제품까지 현지에서 제조하겠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무역마찰의 요소를 없애는 동시에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김영준부사장)는 계산이다.

전력을 집중해 제니스 인수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현지 일관생산체제의 축은 국내 중소기업과의
대멕시코 동반진출이다.

투자와 생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전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현지 일관생산체제를 위해선 각 부품공장을 따로 지어야 한다.

모든 부품을 직접 제작할수도 없고 막대한 투자금액을 감당하기도
쉽지않다.

따라서 국내의 전문업체와 동반진출해 경쟁력있는 제품을 현지에서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LG는 제니스사가 가동하고 있는 멕시코내의 3개 공장과 연계해 통합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생산품목도 전자레인지와 모니터로 확대할 방침이다.

제니스라는 지름길을 통해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LG의 전략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