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융 보험사등 제2금융권에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 불똥이
튀면서 관련 회사들이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동양생명보험등 해당 금융기관들은 25일 "거래관행을 볼 때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비자금 조성연루및 돈세탁 개입설을 강력 부인.

금융계는 그러나 뭉칫돈이 수시로 드나드는 투자금융사등이 예상외로
돈세탁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의혹을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동양생명은 박계동의원이 주장에 따라 서울서초 영업국의 영업실적을
확인한 결과 25일 현재 새가정복지보험 일시납으로 들어온 보험료가
7억7천만원에 불과하다며 박의원측에 무책임한 발언을 강력 항의했다.

보험감독원도 박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23일부터 시작된 동양생명 정기
감사팀으로 하여금 서초영업국 영업상황을 즉시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으나
비자금과 관련된 성격인 뭉칫돈이 입금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고 5억원이상의 보험료를 낼 수 없는 보험상품
성격상 1백억원이 거금이 들어오기도 어렵고 어음및 양도성예금증서(CD)
로는 거래가 될 수 없다"며 "국회의원 신분이면 확인절차없이 상식이하의
발언을해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했다.


<>.동양투자금융도 동방유량 성상무등이 작년 4월7-10일 사이 이 회사
에서 수백억원을 인출했다는 박의원의 주장에 대해 "이 기간 동방유량
계좌에선 단 1원도 인출되지 않았고 성상무의 개인계좌를 통한 인출사실도
없다"며 부인.

<>.평소에도 사채업자의 뭉칫돈 거래가 잦은 것으로 알려진 투자금융
업계가 돈세탁 중간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투금사마다
입단속을 하는 등 불안해하는 분위기.

제일투자금융 동아투자금융등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제일투자금융은
"하루에도 수천억원씩이 드나드는 투금사에서 돈세탁이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이뤄졌다면 창구의 실무직원도 모르는 일"이라며 돈세탁
개입설을 일축.

이들 투금사는 "지금까지 예금주 세원포착을 위한 국세청의 자금추적을
받은 적은 많으나 불법적인 돈세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며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입장.

해당 투금사는 한결같이 "검찰의 수표추적결과 돈세탁 개입의혹이 씻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결백을 주장


<>.이날 오전 11시반쯤 제일투자금융에는 검찰 수사관등이 방문,
신한은행 서소문 지점에 비자금으로 입금된 충북은행및 조흥은행 발행의
42억원 수표(10억원짜리 4장,1억원 2장)에 대한 제일투금 이서경위를
파악하고 관련자료를 수색.

제일투금 직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상당히 긴장했으나 수표추적
작업이 10분만에 간단히 끝나자 "우리는 정상적인 금융거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

그러나 동아투자금융에는 이날오후 모씨의 어음관리계좌(CMA)에 대한
압수수색 광경을 취재하기 위해 보도진이 몰려들자 "지난 93년10월 실명제
위반 시범케이스로 걸려 홍역을 치른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투덜투덜.


<>.금융계는 투자금융사가 본의아니게 돈세탁에 개입했을 수도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

거액의 비자금이 유통되는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맡길 곳은 하루만 맡겨도
연10%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하는 투금사 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서울명동 주변에 밀집한 투금사중 일부 D,C투금등은 인근의
사채업자들이 단골금고로 알려져 있어 이들 투금사가 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고있다고 추정.

자금전문가들은 "투금사당 하루 여.수신액이 각각 3천억-4천억이라고
해도 이중 개인 인출액은 20억원 정도에 불과한데다 현금으로 빼가는
액수는 1억원 이하여서 수표이든 현금이든 거액 개인인출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또 10억원이상 VIP고객의 경우 특별관리하기 때문에 "수십억원
인출정도는 일반 창구직원도 신원을 모른다"는 투금사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

<>.투금업계는 딴 동네 일인것 처럼 생각했던 비자금 파문의 불똥이 튀자
거액 예금주의 예금인출사태를 우려.

실제 5백억원의 비자금 입금의혹을 받았던 중앙투자금융의 경우 한 기관
예금주로부터 "불안하다"며 1백억원을 빼가겠다는 연락이 오자 인출방지에
비상.

중앙투자금융 관계자는 "의혹설 제기후인 지난 24일에 하루전과 비교해
수신잔액이 오히려 3백억원을 증가했다"며 재정경제원에 이같은 내용을 보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