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제2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증권 보험권에도
비자금이 숨어 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동양생명에 1백억원의 비자금이 들어갔다는 박계동의원의
폭로성 발언이 근거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이를 계기로 보험업계에도
거액의 비자금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가 대두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들어 금융소득종합학세를 피할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각보험사가 5년
이상 저축성보험에 대한 영업을 크게 강화하면서 비자금은닉수단으로 새
롭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러나 보험특성상 가명이 있을 수 없고 중도해약시 원금조차
되찾을 수 없다는 점과 수익도 타금융상품에 비해 크게 뒤진다는 사실에서
그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자체조사결과 지난94년 4월부터 올3월까지 3억원이상 일시
납보험 계약은 총52건에 1백72억원,올4월부터 9월15일까진 9건 30억4천
만원에 불과해 거액의 비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험사들도 마음만 먹으면 영업일선점포에서 합의차명방식으로
거액을 3억-5억원으로 나눠 몇몇 대형보험사에 분산 예치하면 거액을 숨길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비자금이 증시에 숨어들었다면 주식보다는 장기채등 채권에 투자됐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증권계 사람들의 지적이다.

장기채의 경우 무기명으로 거래되고 10년 또는 20년이나 되는 만기까지
팔지 않고 보유해도 연3-5%의 이자를 보장받게 돼 자금은폐수단으로 적격
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주식은 개인이 10억원이상을 투자하면 말많은 증권가에 쉽게 드
러나지만 법인이름을 빌려 주식을 살 경우 거액의 비자금을 숨길 수도 있
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경증권과 동방페레그린증권은 노씨 비자금파문과 관련가능성에
대한 의혹의 눈길에 곤혹스러움을 나타내면서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경증권은 지난92년 태평양증권 인수시 노씨자금을 사용했다는 김원
길의원의 주장에 대해 근거없다며 관련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동방페레그린증권도 당국이 증권사의 자금동향을 매일매일 체크하는 상
황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들어올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