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는 27일 "지난 92년 14대대선 당시 노태우전대통령
으로부터 2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북경을 방문중인 김총재는 이날 오전 숙소인 조어대에서 수행기자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선거기간중 노전대통령의 모비서관이 20억원을 갖고와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당시 돈의 성격이 위로의 명목이고 어떠한 조건이 없었기 때문에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측은 그동안 "김총재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말해 왔었으나 김총재가 이날 20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함으로써
커다란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는 김총재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자금을 받았다고 인정한
이상 즉시 귀국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검은돈의
진모를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민주투사를 자임해온 김총재가 광주학살의 원흉인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비난하고 "김총재는 즉각 정계를 은퇴하라"고 공세를 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