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연재소설의 외설문제"에 관한 세미나가 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박우동) 주최로 26~28일 강원도속초 설악파크호텔에서 열렸다.

전국의 일간지 문화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
를 맡은 윤병로교수(성균관대국문과.문학평론가)는 "문학작품을 도덕적인
잣대로 재면 안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문학을 도덕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교수는 70년대 후반 유신체제 아래서 최고조에 달했던 문학의 외설성이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대중성 통속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영
상매체에 의해 문학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나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영합행위에서 비롯된 감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교수는 그러나 대중소설의 참뜻은 다수인간의 삶에서 통속적인 소재를
택해 일상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일반의 의식을 바꾸
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대중소설이 단순한 외설문학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
인들이 직업적 돈벌이집단으로 타락하지 않고 우리사회의 건강과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비판자이자 설계자로서의 위치를 되찾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