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서비스산업에 지각변동이 일고있다.

통신사업 신규허가에따른 시장개방으로 크고 작은 기업들이 통신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 현대등 굴지의 대기업그룹은 말할것도 없고 아남 두원등 중견그룹과
대륭정밀등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21세기 최대유망산업인 통신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고있다.

특히 98년이후에는 외국인에게도 시내.외및 국제전화와 무선통신분야등
기본통신시장까지 개방될 예정으로 있어 시장개방과 함께 무한경쟁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통신사업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시장의 조기참입을 통한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열을 올리는 것도 이같은 지각대변동을 대비하기
위한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통신사업이 21세기초 수십조원에 달하는 황금시장이 될 전망이고
보면 통신시장장악은 곧바로 국내재계판도변화를 바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신사업의 지각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은
내달중 허가신청요령(RFP)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통부는 이어 내년 4월까지 참여희망업체들의 신청서를 접수받아 4~5월
두차례 심사를 거쳐 5~6월에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신규사업자로 PCS(개인휴대통신)3개, 국제전화 1개, TRS
(주파수공용통신)10개, 발신전용휴대전화(CT-2)11개, 무선데이터 3개,
무선호출 1개, 회선설비임대업 적격업체등 7개분야에서 30여개사를 허가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들 사업자가 새롭게 등장할 경우 국내 통신사업자는 지금의
한국통신 데이콤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 한국항만전화 제2무선호출사업자
(10개)등을 합쳐 50개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또 30여 신규사업자들은 1개사업자당 20~30여개 기업이 주주로 참가할
예정으로 있어 새로 통신서비스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체수는 1,000여사에
달할전망이다.

그동안 제한된 수의 기업들만이 참여해온 통신사업이 이제는 사업참여
기업체수만을 따져도 타산업에 비해 가장 많은 기업이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WTO(세계무역기구)기본통신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면
국내시장이 완전개방상태에 들어가 99년이후에는 통신사업 참여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대외개방에 앞서 국내개방을 추진중에 있어 이때쯤에는
일정기준과 능력을 갖춘 기업들은 주파수등 제반여건이 허락하는한 누구나
통신서비스사업에 참여할수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협상에 따라 외국인도 국내에서 통신서비스가 가능해져
통신사업은 국내기업만의 각축장이 아닌 세계기업의 전쟁터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보면 2000년대초의 국내 통신서비스산업은 수많은 기업들간에
시장경제원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서비스산업의 지각변동은 이같은 사업자수의 증가뿐만이 아니다.

몇종류에 불과한 통신서비스종류가 대폭 확대되고 경쟁에 의한 서비스의
질도 상당한 변화를 맞을것으로 예견되고있다.

한국통신을 비롯 모두 3개사업자가 등장해 서비스할 PCS는 지금의
셀룰러이동전화와 같은 개념의 무선통신서비스이지만 값싸게 누구나
쉽게 접근할수있는 개인통신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차세대 뉴서비스로
평가되고 있다.

PCS는 현재 2개사업자가 서비스중인 이동전화와 경쟁을 하면서 고품질의
통화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편리성으로 인해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PCS와 이동전화는 기본적으로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통신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비슷해 이시장을 놓고 모두 5개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새로 1개 사업자를 선정할 국제전화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서비스중인 국제전화는 또하나의 사업자가 등장,
3사간의 시장쟁탈전과 서비스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파수공용통신과 발신전용휴대전화분야는 국제전화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장성이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분야중 주파수공용통신의
경우 현재 사업중인 한국항만전화외에 전국사업자 1개와 수도권등 각
지역별로 9개사업자가 선정돼 모두 11개의 사업자가 경쟁하게 된다.

또 최대 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전국사업을 맡고(정통부방침)수도권에
2개, 전국 각지역에 1개씩 모두 11개사업자가 나타날 CT-2의 경우도
경쟁이 치열하기는 비슷하다.

대도시에서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 CT-2와 증권 부동산정보의 검색
및 전송에 유리한 무선데이터통신은 정보사회의 새로운 통신수단으로서
이용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3개사업자가 나타날 무선데이터와 새로 수도권에 1개사업자를
선정하는 무선호출도 불꽃튀는 서비스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무선호출의 경우에는 현재 한국이동통신을 비롯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
통신등 3개사업자가 수도권지역에서 경쟁을 벌이고있는데 여기에 새사업자가
가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수 밖에 없게됐다.

이제 국내 통신시장은 전면적인 개방을 앞두고 있다.

시내전화를 제외한 어떤 종류의 통신사업도 더이상 참여가 제한되는
성역일수가 없게됐다.

특히 개방전선에서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는 시내전화사업도 2000년대
초에는 개방파고앞에 무릎을 꿇을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통신사업의 대지각변동은 기업의 사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전망이다.

개방과 경쟁이라는 대변혁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성장가도를 달리게
되고 정체되거나 도태되는 기업은 사라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것이다.

21세기에 수십조원에 달할 국내 통신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은 재계의
리더로 부상할 것이나 그렇치못한 기업은 상위랭크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

재계판도변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국내 통신서비스산업의 지각변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나갈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 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