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아회는 총무처라는 정부기관에 근무하는 여직원들만의 모임입니다.

회원 2백30여명. 숫자만큼의 큰 뜻은 없었습니다.

서로 인사조차 하고 지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친목도모를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 지금은 바자를 통해서 복지원과 보육원에 봉사활동과
정기적으로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처내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직원들을 돕기도 합니다.

특히 총무처내 모든 여직원들이 모일수 있어 "업무교류"라는 순기능을
갖기도 합니다.

지난 21일 포천 MT를 떠나는 날 오전에는 몇몇 여직원들이 장관님을
모시고 "샬롬의 집"이라는 곳에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어렵게 생활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은 될수 없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그들 주변에도 이웃이 있음을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는 뿌듯함을
안고 여행길에 올랐답니다.

회원의 절반 이상이 기혼자들로 구성되어있는 모임이다보니 우리가
타고가는 차안에는 세살에서 마흔세살까지의 인원이 북적거리며
약간의 서먹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우리로 결속되었습니다.

호수가운데 놓인 흔들다리에서 소리지르며 뛰어놀던 일, 산책로
등나무 벤치에 둘러앉아 두손으로 모아쥔 커피잔이 식는줄도 모르게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 물빛과 불빛이 어우러진 호수가 보이는
방안에서 촛불을 켜놓고 샴페인잔을 높이들며 불렀던 노래, 새벽녘에
약간의 몽롱한 상태로 별을 본다고 밤이슬로 촉촉해진 콘도앞 바닥에
앉아서 얇은 이불 한장에 손과 발만을 겨우 밀어넣고는 엉덩이와
등이 시린줄도 모르고 한참을 소근거렸던 일.

그리고 밤새 시끄럽게 떠들었던 우리들에게 맛있게 먹으라며 후배들이
끓여준 얼큰한 콩나물국....

모처럼 콘크리트벽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은 이기적이었던 나를 버리고
자연 안에서 뿌듯하고 재미있고 아름다웠던 가을날의 추억을 간직하며
돌아왔습니다.

참! 한가지 잊은것이 있네요.

저희 총아회에서는 12월초에 정부종합청사 로비에서 불우이웃돕기
바자를 개최합니다.

불우이웃도 돕고, 좋은 물건도 싸게 살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겠죠?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