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첨단산업의 현주소를 알리는 제8회 국제첨단산업전시회(SITEF 95)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프랑스 남부의 첨단산업도시 툴르즈에서
열렸다.

81년이후 툴르즈 상공회의소 주최로 2년마다 열리는 이 전시회는 첨단산업
을 통해 경제부흥을 꾀하고 있는 프랑스가 매우 중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에는 특별초청국 인도네시아를 비롯, 22개국이 참가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인도네시아관에는 60-70인승 쌍발 터보엔진 여객기
"N250" 모형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국영 항공회사 IPTN이 개발한 이 소형여객기는 금년중 처녀비행을 마쳤으며
97년께 첫 제품이 출하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미 1백88대를 주문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항공기 메이커 아에로스파샬은 화물적재량이 기존 수송기
"트랜스알"의 2배 수준인 미래대형수송기(FLA) 모형을 선보였다.

2003년부터 유럽 육군의 주력 수송기로 활약할 FLA는 적재량이 최대 32톤,
순항속도가 마하 0.72(시속 8백81km)에 달하는 차세대 항공기이다.

프랑스의 라트코에르는 비행기 여행의 지루함을 없애줄 비디오카메라시스템
"랜드스케이프"를 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지상의 풍경을 앉은 자리에서
동화상 컬러화면으로 즐길수 있게 해주는 설비로 여객기 앞부분에 두개의
카메라를 부착, 전방과 아래를 촬영토록 되어 있다.

독일의 지멘스는 졸음운전방지시스템를 출품,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졸음운전방지시스템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레이저로 감시해 졸음
운전으로 판명되면 라디오 볼륨을 올리는 등 각종 경보를 발동, 졸음운전
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지멘스는 연말께 독일 자동차업체에 이 시스템을 처음 납품하고 97년에는
프랑스 자동차업체에도 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자동차용 전자시스템을 맡고 있는 쟝 파예트 수석부사장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에게도 이미 이 시스템에 관해 설명했으며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이 이와 관련, 지난달 툴르즈를 방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멘스는 운전자에게 최단거리도로, 최단시간도로, 우회도로 등 각종 도로
정보를 알려주는 자동항법장치와 무게가 2백35g에 불과한 휴대전화 "GSM S4",
최초의 디지털 무선전화기 "기가세트 910" 등도 출품했다.

프랑스업체 소트렘은 최고시속 60km, 평균시속 30km급 전기자동차 "베텔라"
를 선보였다.

이는 전기뿐만 아니라 가솔린으로도 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다른 프랑스업체 브림은 자동차용 장애물탐지시스템 "라이더"를
내놓았다.

이는 적외선을 이용, 고정 장애물은 물론 움직이는 장애물까지 위치와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해주는 장비.

브림이 유럽 프로메테우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LAAS-CNRS와 함께 개발한
것이다.

교통신호 자동제어시스템인 "프로딘-버스"가 출품된 정보기술(IT) 연구관
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앰블런스나 경찰차 소방차 등에 장착되는 이 시스템은 긴급차량이 건널목에
접근하면서 파란불이 켜지도록 교통신호체제를 제어함으로써 신호를 대기
하지 않고 곧장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브뤼셀에서는 이미 이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으며 프랑스의 툴르스도 대중
교통회사인 SEMVAT 소속 버스에 이를 장착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CERT-ONERA가 개발한 것으로 벨기에에서는 마크 일렉트로닉이,
프랑스에서는 가바리니와 GTMH가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프랑스 국영철도회사인 SNCF는 차세대 전동차 복합소재 시험제품을
내놓았다.

이 복합소재는 요트나 비행기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SNCF가 91년부터
전동차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용시험은 98년께 시작될 예정이다.

<툴르즈=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