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주)세계물산 미얀마법인의 김도경지사장(44)은 지난 7월10일
미얀마진출 5주년 기념행사로 5년연속 무결근자를 뽑으면서 무척 놀라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포상 대상자를 조사한 결과 5년 연속 무결근자가 1백20명, 3년 연속
무결근자도 2백여명이었다.

90년 첫 진출 당시 채용한 4백70명의 근로자중 무려 3백20여명이 최소
3년이상 하루도 결근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셈이다.

김지사장은 이들에게 1백~2백%의 보너스를 흔쾌히 지급했다.

현재 세계물산 미얀마지사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모두 1천9백
37명.

이들의 결근률은 평균 1%에 불과하다.

미얀마 근로자들의 평균 결근율 10%에 비해 대단히 낮은 수치다.

베트남도 마찬가지지만 미얀마에서는 근로자들의 근로의식과 결근률의
높낮이 여부가 큰 의미가 있다.

미얀마인들의 상당수가 부실한 식사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등 대체적으로
몸이 약하고 잔병치례를 많이하며 이로인해 결근하는 사례가 많아 제조업
투자자들에게는 뜻하지 않은 골치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어떤 노무관리로 결근율을 낮추었을까.

세계물산은 전담의사를 고용한 것이 이들의 결근율을 낮추는데 큰 몫을
한것으로 보고 있다.

양곤대 의대를 졸업한 마웅 진씨(43)를 월 2백달러에 고용, 몸이 아픈
근로자에게 무료로 약을 주고 수시로 건강검진을 하는등 회사가 앞서서
이들의 건강을 챙겨주었다.

그러자 몸이 아픈 근로자들이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병을 진단하고 약을
타기위해 공장에 출근, 열심히 일했다.

오랜기간 건강을 체크하면서 근로자들의 몸도 많이 건강해져 초기 10~12%
에 달했던 결근율이 5%로 눈에 띠게 떨어지기 시작, 현재는 1%에 머물고
있다.

세계물산은 또 양곤대 한국어과 교수를 초빙, 근로자에게 주 3시간씩
한국어를 가르쳤다.

물론 기술지도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학업성적이 좋은 근로자
에게는 봉급을 올려주는등 인센티브를 주었다.

이밖에 회사측에서 먼저 만근수당을 신설,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시켰다.

생산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미얀마인들의 임금은 인도네시아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생산성은 훨씬
높다.

저임금의 효과를 갖는 만큼 이들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복지를 강화하는등
노무관리를 잘 하면 몸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이 회사 김지사장의 이같은 말은 저임금만 노리고 동남아시장에 진출
했다 노무관리 불재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교훈이
될만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