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제조업은 생산적인 산업인 반면에 서비스업은 비생산적인
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도 이러한 차별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경제활성화 대책은 주로 제조업을 육성, 지원하는
내용이며 서비스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이 발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서비스업으로 노동인력이 이동하고 국내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을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이해한다.

이처럼 사회전반적으로 제조업은 생산적인 반면 서비스업은 비생산적
이거나 혹은 낭비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서비스업이 발전하지 못하면 제조업의 발전도 불가능하고 더욱이
국민들의 후생도 증대될수 없다.

특정 산업에서의 한단위 생산이 창출하는 직간접적 부가가치의 총크기를
나타내는 부가가치유발계수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훨씬 더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즉 더 생산성이 높음을 알수 있다(90년에 제조업은
0.670, 서비스업은 0.900).

또 한단위 생산을 위해 전산업에서 투입돼야 하는 투입물의 크기를
나타내는 생산유발계수는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비교할때 적은 양의 투입요소를 가지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수 없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따라서 제조업은 육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서비스업의 가치를 축소하는 근거일수는 없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모두 생산적인 산업이며 따라서 동시에 육성돼야
한다.

기술 발전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결합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혹은 인공지능이 내장된 가전
제품들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결합물이다.

서비스업중에서 운수 창고 통신 금융 등과 같은 것들은 제조업 활동에
필수적인 중간재를 제공하고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
한다.

서비스업을 통해 실제적인 효용을 누리면서도 서비스업은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숙한 국민의식이 될수 없다.

김재홍 <한국경제연 연구위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