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은 1일 오전 9시45분경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 곧바로 7층 중앙수장실로 올라가 10분여에 걸쳐 안강민중수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노전대통령, 안중수부장, 이정수수사기획관, 김유후변호사
등 4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노전대통령과 안중수부장간의 대화 내용.(노:노전대통령,
안:안중수부장)

노:내 문제로 여러분에게 괴로움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안:고생이 많겠습니다.

노:(밖의 헬기소리를 의식해)헬기 소리가 시끄러운데 일하는데 방해가
되겠습니다.

안:신문사 헬기인 것 같은데 곧 떠나겠지요.

노:새 청사에서 일하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안:서소문에 있을 때보다 공기가 훨씬 좋습니다.

노:이 청사는 내가 재임중 대법원과 함께 착공한 건물인데 이 곳에서
내가 조사받게 됐습니다.

안: .. 재임중 법조인들을 많이 중용하셨죠.

노:법조인이 많아 든든했지요. (옆자리에 있는 김유후변호사를 가리키며)
이 분들에게 면목없게 됐습니다.

안: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나라가 이 일로 상당히 혼란한 지경에 있는 데 나라를 위해 혼란을
해소시키도록 깊이 생각하시고 결심하셔서 조사 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노:(검찰을 지칭하는 듯)그쪽은 그쪽대로 입장이 있겠지만 나도 나대로
입장이 있습니다.

나라를 장래를 위해 생각하고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