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에어툴을 만들 수 없을까.

전주시내에서 자동차정비 일을 하는 김영세씨(37)는 항상 사용하는
에어툴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양손을 써야하는데다 무거웠다.

에어툴이란 타이어나사등을 동력으로 조이는 공구.

연구끝에 그는 한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벼운 에어툴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창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땅한 작업장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수소문끝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전주 제2공단에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한다는 걸 알아냈다.

김씨는 지난 6월 이 보육센터에 43.5평의 작업장을 얻어 정일공업사를
창업했다.

이 곳에서는 선반 밀링 전기용접기등 공동시설을 쓸 수 있는데다
입주비용도 쌌다.

보증금이 평당4만원에 월임대료는 평당4천원선.

출발부터 유리한 조건이었다.

덕분에 그는 현대자동차전주공장에 직접 개발한 에어툴을 납품하는
기회도 얻었다.

전주에서 실내장식일을 하는 정종호씨(40)도 비슷한 케이스.

그는 실내인테리어를 하면서 도심과 떨어져있는 가옥의 경우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는데 골몰했다.

결국 그는 세정제 거품으로 변기를 씻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포세식 변기로 이름 지었다.

그리고 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오경이란 회사명으로 창업한 정사장은 요즘 수세식설치가 어려운 농어촌
유원지 군부대등에 납품하기에 바쁘다.

지난 6월 문을 연 전주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창업기업은 모두 13개사.

이중 코엠전자재료의 장재선사장(41), 한국감광반도체의 문형훈사장(37)
등 절반이상의 사장들이 5개월만에 이미 기초를 다졌다.

특히 그린에너지개발의 최병헌사장(34)은 부친이 보일러사업을 해온데
영향받아 축열식 난방기를 만들어냈다.

이 난방기는 일본제품보다 성능이 훨씬 나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창업보육센터란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BI(비즈니스 인큐베이터)를
우리말로 표현한 것.BI는 산부인과에서 미숙아가 태어났을 때
인큐베이터에서 며칠간 지내게 하는데 힌트를 얻어 만든 시스템.

그러나 실제 기업의 경우는 모두가 미숙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기업들중 절반이상이 3년이내에 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알수 있다.

기업의 영아사망률이 너무나 높은 셈이다.

"따라서 BI에 1~2년정도 입주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라고
채재억중진공이사장은 지적한다.

현재 전국에 가동중인 보육센터는 안산 여의도 전주등 3곳.

건립중인 곳은 광주하남공단과 울산.

이중 하남보육센터는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남센터는 내년 1월 준공되며 울산은 오는 12월 착공한다.

또 원주와 대구 2곳에도 보육센터를 만든다.

원주보육센터는 원주시로부터 건립비의 일부를 지원받아 내년에 짓는다.

창업보육센터는 내년까지 총8개소로 늘어난다.

보육센터에 입주하면 여러가지 특혜가 주어진다.

경영기술지도를 무료로 받는다.

시제품개발자금을 3천만원까지 저리로 지원해준다.

졸업기업에 대해서는 지방중소기업육성자금도 우선 지원한다.

지난해 1월 완공된 안산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은 졸업단계에 와있다.

진남기계 서울전기산업 대주엔지니어링등 12개업체가 졸업한다.

한결같이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조업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안정된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육센터입주를 고려해보자.

<이치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