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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씨 비자금] 계속되는 한보의 '잡아떼기'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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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정직해야 합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부모도 마찬가지예요.
    믿음감을 줘야 합니다. 정직하고 성실한게 내 재산이요. 사채는 하나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하 신용금고이고 단자 그리고 은행등 제도권
    에서 전부 다 쓰지 사채의존하는 것 없어요"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72)은 지난 5월 모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사업에선 정직과 신용이 최고의 윤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비자금 사태의 추이를 보면 정회장의 이같은 발언의 색깔은
    "빨간 색"이란걸 쉽게 알 수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란 얘기다.

    한보는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 돌출하면서 유달리 민감하게
    반응했다.

    비자금과 깊숙한 관련이 있다는 "루머"가 나올때 마다 다른 기업과는 달리
    공식 보도자료까지 내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물론 해명은 초지일관 "극구 부인"이었다.

    한보는 지난달 25일 국민회의 이종찬의원이 "93년 10월12일이전에 6백
    50억원 상당이 동화은행 영업부에서 한보그룹 정회장에 의해 실명전환돼
    한보철강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설이 있다"고 폭로했을 때 보도자료를 통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일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한보와 관련된 루머가 비자금 파동과 맞물려 확대재생산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며 "불확실한 소문을 보도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단 3일만에 "사실무근"으로 판명났다.

    검찰조사 결과, 한보가 93년 10월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3백69억원을 변칙
    실명전환했던 것으로 밝혔진 것.

    이때도 한보는 역시 해명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한 사채업자가 은행금리보다 싼 조건으로 돈을 갖다 쓰라고 해서
    실명전환했을 뿐"이라며 "전주가 노전대통령인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강조
    했다.

    이후 계속되는 한보의 비자금 관련 보도에 대해선 "시중에 떠도는 소문
    만으로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며 "부탁컨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오보를
    내 한보가 더욱 곤경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달라"고 읍소까지 했다.

    그러나 3일 한보의 비자금 실명전환은 노전대통령의 손아래 동서인 민자당
    금진호의원이 알선했다는 검찰의 확인으로 한보는 또 한번 식언을 한꼴이
    됐다.

    한보의 해명대로라면 금의원은 "한 사채업자"일뿐이며 한보는 금의원이
    노전대통령과 인척관계라는 사실을 몰랐어야 한다.

    한보는 이날 종전과 달리 해명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설령 구구한 해명을 하더라도 믿어줄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서인지 모르겠다.

    물론 한보의 연이은 "거짓 해명"은 그룹관계자들이 진실의 실체를 정말
    모르고 한 "실수"일 수도 있다.

    한보의 한관계자는 실제로 "그룹의 자금조달등은 정회장 자신만이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며 식언의 책임을 정회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왜냐면 이번 비자금 파문으로 한보의 정회장 자신은 "운좋게" 키워온
    기업뿐아니라 "정직과 신용"이라는 재산마저 송두리째 잃어 버릴 판이어서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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