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원 비자금" 사건의 기폭제 역할을 한 이현우 전경호실장이
2일 검찰의 재소환 조사에서 비자금 조성경위및 돈을 건네준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밝혀져 이씨의 진술 내용과 범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가 비자금을 건네준 기업및 실명전환 기업,조성
경위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민중수부장은 "이씨가 자신이 노 전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한
상당수 업체들의 명단및 액수를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검찰관계자도 "비자금을 실명전환한 기업과 조성경위에 대해
서도 이씨가 자신이 아는 범위내에서 모두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가 "6개 기업에서 3백억원씩 1천8백억원,10개
기업으로부터 5억-1백억원씩 1천2백억원등 모두 16개 기업으로부터 3천
억원의 비자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비자금을 실명전환해준 기업은 한보와 대우그룹뿐이라고 말
했으며 "노 전대통령이 이들 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과 김우중대우그룹회장
에게 직접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비자금 조성경위에 대해서도 "명절이나 큰 행사가 있을때 또는 대형공
사 발주등 이권과 관련된 사업체 선정이 있을때 노 전대통령과 기업인의
단독면담을 주선,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노 전대통령과 기업인이 단독면담 주선과 관련,"노씨의 지시에
따라 면담일정을 잡은 적도 있고 내가 알아서 면담일정을 잡은 경우도 있
다"고 말해 두사람이 공동으로 기업인을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돈을 건네 받은 주체에 대해서도 "노씨가 직접 받은 때도 있었고 내가
받아 노씨에게 전해 주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