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북한은 이례적으로 홍수 피해의 심각함을 전세계에 알리면서
유엔 등에 원조를 요청했다.

이와같은 큰 피해발생은 불가항력적인 집중호우탓도 있겠지만 식량생산을
위해 다락밭을 만들면서 숲을 없앤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수 있다.

즉 황폐해진 숲은 물론 저장할수도,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도
없으므로 흙이 강을 메워 물난리를 겪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수 있다.

앞으로 흙이 쌓인 논밭은 상당 기간농사를 짓지 못하므로 가뜩이나
심각한 식량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비해 푸른 숲은 가진 우리는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나
북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숲은 우리를 지켜주는 파수꾼이 된 것이다.

수자원총량은 연간 약 1,267억t이지만 평상시에 사용가능한 물은
230억t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지역에 따라 농사를 지을수 없을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숲은 약 180억t의 물을 저장할수 있는데, 만약 이러한 저장
능력이 없다면 댐을 만들어 물을 모을수 밖에 없으므로 엄청난 효과를
가진 사회간접자본이라 할수 있다.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 수조원을 투입하면서 이 천혜의
자본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김재준 <임업연구원 산지개발과>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