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대우 등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요하네스버그 근교 샌드톤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일부는 현지법인 혹은 합작회사를 설립, 진출해 있다.

대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심는데 주력하면서 에이전트를 통해
현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수출하는 승용차들은 문자 그대로 "날개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천대가 팔렸으나 올해에는 주문량을 감당못할 만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1만8천대정도는 팔리리라는 예상이다.

케이프타운 현대대리점의 오브리 칸 세일즈매니저는 "차가 부족하다.
구매자들이 주문후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뉴엘란트라(아반떼.45%) 엑셀
(35%) 소나타(20%)등의 순으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현지 딜러들을 확보해 지난 93년부터는 인접한 짐바브웨 공장에서
조립된(CKD) 완성차나 보츠와나에서 반조립된(SKD)형태로 남아공에 수출하고
있다.

완성차를 수출할 경우 관세 61%에 부가가치세 14%가 부과돼 가격이
높아지나 남아공과 관세동맹을 체결한 이들 국가에서 수출하면 부가가치세만
납부, 가격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현대종합상사 전만식부장은 "남아공에서 최대 시장점유율을 가진 일제
도요타보다 15~20% 정도 가격이 싸고 품질은 거의 같은데다 애프터서비스가
훨씬 나아 한국산 차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잠식에 위협을 느낀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보츠와나에서 반조립(SKD)
된 현대차에 관세를 부가하도록 정부관리들에게 로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현지법인도 지난 6월부터 매스컴에 제품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판촉활동을 개시했다.

현지법인의 가동 첫해인 올해에는 가전제품과 사무기기의 매출액이 2백
80억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매출액이 두배이상 늘어나 6백억원가량 될것으로
예상한다.

삼성현지법인은 앞으로 남아공을 거점삼아 중서부 아프리카지역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이들을 연결하는 물류센터를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남아공 샌트론에 있는 삼성 현지법인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2백만달러를
투자해 아프리카대륙 첫 판매법인으로 설립한 것으로 현지업계에서 20년이상
종사한 전문가가 사장으로서 전권을 위임받고 있다.

삼성이 생산법인대신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은 "남아공은 현재 욕구가 분출
되는 시점이어서 과도기를 거쳐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이홍준
부장은 말했다.

삼성현지법인은 현지채용인 50명중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

지난 85년 국내대기업중 첫 진출한 (주)대우는 현대 삼성과는 다른 방식
으로 현지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외국인의 기업인수가 어렵기로 유명한 현지에서 합작파트너를 통해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주식인수까지 마쳤다.

이후 대우측은 현지기업을 통해 제품판매는 물론 조립생산까지 하고 있다.

대우는 2년전인 93년 남아공 최대의 앵글로 아메리칸그룹 자회사 AMIC와
합작법인을 설립, 같은해 현지 전기회사인 젠텍주식 30%를 4백만달러에 공동
매입했다.

양사의 "대우앵글로" 합작법인은 지난해 젠텍의 주가가 오른뒤 두배이상
차액을 남기고 주식을 매각했다.

이어 매각대금으로 다른 전자판매업체의 주식 32%를 매입, 경영권을 확보
했다.

합작법인은 증자를 실시, 그 판매업체의 소유주가 되면서 회사명칭을
"대우일렉트로닉 사우스아프리카"로 개명했다.

이 회사는 대우브랜드 완제품을 수입해 현지시장에 판매, 내년초까지
4백억원상당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앵글로합작법인은 이와 함께 금년초 다른 전자업체를 인수, "대우
매뉴팩처링"사로 최근 명명하고 대우TV를 완전조립(CKD)으로 생산하고 있다.

대우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주식 매매차익으로 최초 투자액의 4.5배이상
을 이미 챙겼으며 2천만달러 이상의 대우브랜드제품 판로를 확보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대우는 AMIC와 50대 50의 비율로 1억5천만달러를
합작투자, 남아공 최초의 브라운관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지난5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과 남아공간에 체결된 최대규모의 사업일 뿐만 아니라 완제품
수출전략에서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대우는 공장건설에 앞서 현재 만델라정부가 마련중인 지원책을 기다리고
있으며 지원책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공장설립을 지렛대 삼아 추가적인
지원책을 이끌어낼수 있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전영석과장(38)은 "다른 나라의 전자제품 시장은 대체시장이지만 남아공
시장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시장"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재건개발계획(RDP)에 따라 전기보급이 늘어나면 소득증가와 함께
5년내에 전자제품시장이 최대 5배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과장은
내다봤다.

(주)쌍용은 4륜구동차 "무쏘"를 올해부터 본격 수출, 86년 지사설립이래
최대의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다.

쌍용은 현지 딜러를 통해 2.8l 짜리 디젤엔진을 탑재한 웨건 1천대를 주문
받았다.

문성철과장(35)은 "내년에 3.2l 용 휘발유엔진차가 선보이면 5천대규모로
추산되는 남아공 웨건시장의 40%에 해당하는 2천대정도를 수출할수 있을것"
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지사를 갖고 있는 LG상사와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 종합상사들은
석탄 알루미늄 망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플라스틱 화학 전자 기계류 선박등의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현대는 올해 선박두대 (9천만달러상당)를 수주했다.

지난봄 개설한 LG상사지사는 동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의 현지 가공업체에
투자하거나 제조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호텔 등 관광분야에 진출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88년 지사설치후 현지 바로우스그룹을 판매에이전트로 끌어들여
전자제품을 팔고 있으며 최근 판매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내년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금호그룹지사는 요하네스버그를 발판으로 동.남부아프리카 타이어시장에서
의 점유율을 매년 20%씩 끌어올릴 계획인데 올해에는 4천5백만달러정도의
수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