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매스터즈 챔피언 벤 크렌쇼(42.미)가 골프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최종홀에서 54m 이글 칩샷 성공으로 올시즌 세계프로골프를 평정한
것이다.

크렌쇼는 7,8일(현지시간) 이틀동안 올 메이저챔피언 4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 하와이 포이푸베이 리조트골프코스(파72.전장 6,957야드)에서
열린 PGA그랜드슬램대회에서 최종홀 이글에 힘입어 우승, "챔피언중의
챔피언"이 됐다.

크렌쇼를 비롯해 코리 페이빈(US오픈), 존 데일리(영국오픈),
스티브 엘킹턴(USPGA선수권)등 4명이 출전, 2라운드로 승부를 겨룬
이대회에서 크렌쇼는 마지막홀 승부가 있기까지 경기를 리드하지 못하고
선두를 쫓는 입장이었다.

4명중 최연장자인 크렌쇼는 12번홀(파4.412야드)에서 버디를 잡아
페이빈과는 타이를 이뤘고, 엘킹턴에게는 1타차로 접근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18번홀의 명승부를 연출하려 했음인지 엘킹턴이 15번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크렌쇼는 처음으로 "3명 동률선두"의 대열에 들어섰다.

18번홀(파5). 드라이브와 페어웨이샷을 무리없이 쳐낸 크렌쇼가
서드샷을 날렸다.

그린까지 54m를 남기고 칩샷을 시도한 것이다.

그 칩샷은 낮게 떠가다가 그린에서 두번 바운드된뒤 컵을 찾아들었다.

회심의 이글이었다.

그러나 크렌쇼의 이글의 환희는 잠시 멈칫해야 했다.

엘킹턴의 그린사이드 벙커샷(서드샷)이 하마터면 컵에 들어갈뻔 했기
때문이다.

엘킹턴의 볼은 컵에서 1인치정도나 벗어났을까.

메이저챔피언들의 경기다운 명승부였다.

엘킹턴과 페이빈은 크렌쇼에 1타 뒤진 141타로 공동2위를 차지했다.

정규시즌 종료후 강행군을 하고 있는 존 데일리는 첫날 75타의 부진에
이어 둘쨋날도 73타를 기록, 합계 148타로 4명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데일리는 이 경기후 바로 한국에 와 현대클래식에 참가한다.

[ 최종순위 ]

1.벤 크렌쇼(140타-72.68)
2.스티브 엘킹턴(141타-71.70),
코리페이빈("-71.70)
4.존 데일리(148타-75.73)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