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계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97년이후 초과공급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미국 메릴린치증권사의 보고서는 ''잘못된 전망''이라는 판단아래
현재 추진중인 설비투자 증설계획을 당초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0일 ''반도체 시장의 최근 동향''이란 긴급자료를 통해
"메릴린치의 보고서는 최근 영업실적이 어려워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인텔 등 특정업체의 경우를 일반화하는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2000년까지 연평균 20%선의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보고서대로 설령 97년이후 공급초과현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고객사에 대한 신뢰구축 <>제품 다양화 <>자체공급선 확보 등
시장상황에 따른 유기적 대책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어 경영에 별 문제가
없다"며 미 텍사스 공장건설 등 기존의 설비투자계획은 그대로 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최생림 반도체기획팀장은 메릴린치 보고서와 관련, "메모리
반도체수요가 위축되기는 커녕 최근 PC(개인용 컴퓨터)시장 확대등에 따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따라 당초 올해중 수요가 끊길 것으로 예상
했던 4메가D램도 내년 3.4분기이후까지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 말했다.

현대전자 김승일 메모리사업담당 이사는 "최근 미국 일부업체들의 D램
수요 위축현상은 재고정리 과정에서의 일시적 추세일 뿐"이라며 "기본적으로
최소한 향후 3~5년간 공급자 위주의 현시장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 윤정세이사는 "PC와 정보가전기기쪽에서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가급격히 늘고 있어 D램 공급부족현상은 200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96~97년중에는 부족률이 10%수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반도체 3사는 오는 98년까지 미국에 대규모공장을
세우는 것을 비롯 모두 35조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현재의 2배이상 늘린다
는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 이학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