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컴퓨터가 우리생활에 가져온 변화는 5,000년 인류역사상 그
어떤 변화보다 더욱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인류에게는 또하나의 일대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된 멀티미디어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이광형교수(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는 이같은 혁명에 잘 대처하는
사람만이 미래의 주인공이 될수 있다는 점을 중시, 컴퓨터세계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멀티미디어에서 사이버스페이스까지"(솔간)를 펴냈다.

"컴퓨터와 통신의 결합은 거리의 개념까지 바꾸고 있어요. 단순히 먼
거리에서 음성과 문자를 주고받는데 그치지 않고 화면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볼수 있게까지 됐죠"

이책은 컴퓨터와 광통신망으로 인해 달라질 사회에 대한 초대장.

컴퓨터및 통신의 기본원리와 응용분야, 미래사회의 모습등을 그리고 있다.

멀티미디어통신이 만드는 네트워크의 세계인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멀티미디어혁명은 이제 시작입니다. 장차 어떤 제품이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 못합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과 기술의 결합에 의해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가 움직이는 것이죠"

개인의 경우에도 사회가 정체돼 있을 때에는 변화가 없다가 변혁기에
변화가 일어나듯이 국가와 사회 역시 전환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위상이 결정된다고 덧붙인다.

"정보사회의 도구인 컴퓨터통신의 등장으로 사회가 바뀌는 것은 당연
합니다.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기회가 줄어드는 대신 사이버스페이스의
세계속에서 새로운 관계가 생기는 것이지요"

이러한 만남속에서 새로운 정보사회가 만들어지고 정보시민, 즉 네티즌이
형성된다고 얘기한다.

그는 컴퓨터에 지능을 부여하는 작업인 인공지능(AI)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컴퓨터는 인간보다 훨씬 더 빨리 계산하고 자료를 찾으며 많은 것을 기억
합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미리 정해진 길이 아니면 꼼짝을 못하죠.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 대응할 수있는 컴퓨터를 만들어야 인간과 비슷한 컴퓨터
라고 할수 있습니다. 최근 인공신경망 퍼지이론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져
컴퓨터가 갑작스런 상황에 대응하도록 하는 기술이 발달되고 있습니다"

그는 근래 인간만이 가지는 감정을 컴퓨터가 갖도록 하자는 "감성공학"
연구도 활발하다고 덧붙인다.

이교수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거쳐 프랑스 응용과학원에서
석사와 공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과학기술원(전산학과및 인공지능센터)
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미국스탠퍼드대 초빙교수.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