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난방기기 시장은 낮아진 기온과 정비례해서 벌써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손끝을 시리게 하는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서 벌써 삼한사온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돈다.

삼한사온이 지켜질 경우 그해 겨울은 매우 추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올 겨울은 큰 추위가 올 것이란게 기상청의 예상이다.

이래 저래 겨울용품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난방기기 업계는 이에 따라 올 겨울 시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추위도 그렇지만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습관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계절용품은 더이상 사치품이 아니라는 것.

시장규모도 작년보다 20%정도 늘어난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동양매직 만도기계등 난방기구업체들의
시장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올해 나온 난방기구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오기능의 강화다.

원적외선을 방출하거나 자외선살균등의 기능을 부여했다.

히터의 경우에는 유해가스의 제거에 초점이 맞춰졌고 가습기는 살균기능이
강조됐다.

LG전자는 올해 건강기능을 강화한 바이오 기기를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다.

이 회사는 히터의 경우 냄새제거 시스템을 4중으로 설치하고 한국형 버너를
장착, 유해가스 배출을 줄인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선정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바이오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가습기는 3개 모델을 출시했다.

모두 지난해 인기를 모은 가열방식이다.

또 가열방식 보다 전력소모가 적은 초음파식 제품 5종도 지난해에 이어
상품대에 진열됐다.

삼성전자 역시 냄새억제와 안전장치등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로터리히터등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팬히터는 카오스운전기능등을 부여했으며 가습기는 음이온 발생과 자외선
살균등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았다.

대우전자는 먼지를 제거하고 오존을 발생시키는 팬히터를 선보였다.

또 로터리히터에는 인공지능센서를 부착, 실내온도를 스스로 감지해 자동
으로 화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는 특히 석유를 사용하는 기존 히터와는 달리 청정난방기기로 꼽히는
가스히터를 선보였다.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화력을 2단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91년 국내에 가스히터를 처음 보급한 유공가스는 올해 슬림형의
디자인을 채택한 신형히터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판매점외에 유공주유소에서도 이 제품을 판매키로 하는등
영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히터 뒷면에 부탄용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밑에 바퀴를
부착, 장소를 쉽게 옮길 수 있는 캐비닛히터를 주력상품으로 내놓았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산소결핍안전장치를 부착,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했다.

이밖에 만도기계는 "위니아"브랜드로 로터리히터 전기라디에이터등을
선보였으며 부탄가스를 사용한 캐비닛히터도 가정용으로 내놓았다.

동양매직 역시 캐비닛 히터를 올해 주력상품으로 선정했다.

이 회사는 올해 170여개의 서비스점을 정비,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난방기구와 함께 대표적인 겨울상품으로 꼽히는 보일러는 각 업체들이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선점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름보일러의 경우 귀뚜라미보일러 경동보일러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실내에서 보일러를 켜고 끌 수 있도록 편리성을 높인
제품을 다투어 내놓았다.

또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였다.

이와 함게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보일러가 켜지거나 꺼지는 타이머
기능도 기본기능으로 채택되는 추세다.

이밖에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스누출경보장치나 가스자동차단장치등을
부착한 제품도 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의 경우 올 신상품에 가스폭발및 중독방지장치를 달아
가스가 새면 자동으로 가스공급을 중단시키는 팬이 작동토록 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또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스나 기름량을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비례제어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이밖에 롯데기공은 지역책임제를 도입, 철저한 소비자서비스를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으며 썬웨이보일러는 지난해 개설한 기술연구소를 주축으로
AS망을 갖춰 나가고 있다.

올해 보일러시장은 특히 신규업체들의 시장참여와 기존 업체들의 수성전략
이 맞물리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에서 가격인하전이 펼쳐지는등 품질 애프터서비스 가격등 전분야
에서 전면전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