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의 이번 인사는 3세경영체제 출범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조실 관계자는 "11월에 머리(사장단)을 갈고 12월에 허리(임원)를
교체해 내년 2월 3세경영체제 출범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인사수순을 설명했다.

그동안 이웅렬회장체제 출범이 늦어진 것은 이부회장이 나이를 이유로
이동찬회장의 은퇴를 만류했기 때문이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회장이 지난 10일 노구를 이끌고 검찰의 기업인소환
조사를 새벽까지 받고 나오자 이부회장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부회장은 대신 3명의 경륜있는 부회장을 주변에 포진시키는 것으로
이회장에 대한 배려도 했다.

이번 인사로 코오롱의 12월 임원인사는 대폭적인 승진,발탁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 3명 사장 5명등 11명의 승진인사가
이루어짐으로써 "대폭적인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계열사에서는 30대임원의 발탁 가능성도 얘기되고 있다.

특히 이부회장이 친정체제구축작업을 가속화하면서 철저히 능력위주로
평가할 경우 "도태"될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져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이달들어 코오롱에는 "회장사람"과 "부회장사람"을
갈라보는 하마평이 무성했었다.

예년보다 1달 이상 인사시기를 당긴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코오롱의 경우 지난 93년까지만 해도 다른 그룹보다 늦게 신년초에
인사를 실시했다.

본격적인 비상체제를 가동해 직원들의 체질을 바꾸어 "공격경영"의
고삐를 출발부터 바짝 죄겠다는 이부회장의 의지로도 풀이된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