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22일
노씨 비자금 조성과정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이원조전의원을 23일 오전 10시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상무대 이전 공사와 관련,노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
는 청우종합건설 조기현전회장도 같은날 오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전의원을 상대로 노씨 비자금 조성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역할과 비
자금의 대선자금 유입 여부에 대해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전의원이 은행장 인사와 대출과정등에 개입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노씨게게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키로 했다.

검찰은 조전회장에 대해서는 지난 91년 상무대 이전공사와 관련, 8백30억원
의 공사비중 2백20억여원을 빼내 노씨등에게 정치자금과 뇌물로 건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씨가 조성한 5천억원 비자금의 총액을 조속한 시일내에 규명하기
위해 은행, 증권, 보험사등 금융기관과 국영기업체, 골프장 등으로 수사범위
를 확대하고있다.

검찰은 특히 노씨 재임중 동화, 평화, 하나, 보람, 동남, 대동은행등 6개
시중은행과 동방페레그린증권등 7개 증권사, 25개 보험사, 17개 리스사, 5개
투신사등 모두 60개의 금융기관이 신설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노씨
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따라 지난 21일 6공 당시 전국투자금융협회장을 지낸 홍승환씨(
67)를 소환, 91년 8개 투자금융사가 하나, 보람등 2개 시중은행과 동아, 삼
성, 동부, 일은, 조흥등 5개 증권사로 전환한 경위등을 조사한 후 귀가시킨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이능희 (주)태평양사장을 소환, 지난 92년 선경그룹의 태평양
증권 인수경위와 이 과정에서 노씨 비자금 일부가 유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중점 조사했다.

검찰은 또 6공 당시 신설된 25개 보험사에 대한 관련자료를 보험감독원으로
부터 넘겨받아 정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한전 원전수주비리등 국책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발주기관인 국영기업
체대표와 기업인사이에 뇌물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국영기업체 관계자들에
대한수사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이날 박태준전포철회장의 자금담당 이사를 지낸 김용운
포스코전무를 소환하는 한편 가스공사 수주비리와 관련해 신성가스 우국환사
장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6공 당시 1백36개의 골프장이 설립됐고 인허가과정에서 청
와대가 직접 개입해 최소 1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 우
선 경기도 일대의 신설 골프장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검찰은 산업은행이 수천억원대의 산업시설자금을 기업체에 대출해
주면서 거액의 사례비를 받아 노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잡고 산업은행을 비
롯, 국책은행의 대출비리와 관련된 비자금 조성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
으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현재까지 계좌추적과 기업인조사등을 통해 확인한 노씨의 비
자금 총액과 노씨가 대국민사과성명에서 밝힌 5천억원과는 아직도 1천5백억~
2천억원가량의 차이가 난다"며 "노씨의 구속만기일(12월5일)이전에 최소 5천
억원의 비자금 총액을 규명하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말
했다.

<윤성민.한은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