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신초단과 펑 윈팔단이 제2회 보해컵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다.

한국경제신문사.한국방송공사(KBS) 공동주최, 보해양조 후원의 대회 4강전
에서 이영신초단(18)은 일본의 오카다 유미코삼단을 143수만에 흑불계승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영신초단은 루이 나이웨이구단을 물리친 상승세의 오카다삼단을 시종
압박한 끝에 통쾌한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대회 준우승자 펑 윈팔단(29)도 일본의 아오키 기쿠요 육단을 183수
흑불계승으로 누르고 2년연속 결승에 올랐다.

펑윈팔단은 초반에 대세를 그르쳤지만 역전불계승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일본은 2명이 4강에 진출했지만 모두 패했다.

한국팀은 1회대회때 전원 8강전에서 탈락해 4강진입을 이번대회 목표로
잡았으나 이영신초단의 결승진출로 높아진 한국여자바둑의 위상을 보여줬다.

이번대회는 14판중 2판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계로 끝났는데 4강진출자중
3명의 얼굴이 바뀌어 급변하는 여류바둑계의 판도를 드러냈다.

3번기로 여자바둑최강자을 가리게 될 결승전은 다음달 18-22일 경주에서
열린다.

<>.오카다삼단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이영신초단(18)은 윤영선초단과
함께 여자바둑의 쌍두마차.

여자기사에게 요원하게 생각되던 본선(SBS연승바둑최강전)무대에 올해
최초로 진출하기도 했다.

양재호구단이 "여류중 제일 열심히 연구"한다고 말할 정도로 공부벌레.

그간 윤영선초단에 약간 밀렸지만 올들어 우열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향상됐다고 양구단은 덧붙였다.

올해 남자기사들과의 대국에서 14승 1무 16패.

90년 여류입단대회가 부활된후 남치형초단과 함께 입단했으며 지난해
고등학교(현대고)를 졸업했다.

<>.펑 윈팔단(29)은 루이 나이웨이구단을 위협하는 중국의 2인자.

앳된 얼굴과는 달리 결혼 7년째이며 남편은 컴퓨터프로그래머.

9세때 바둑을 시작해 83년 중국여자개인선수권전에서 우승했다.

<>.이영신초단에 패한 오카다삼단(25)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여류.

저단진기사(육단이하) 200여명중(남자포함) 승률 16위에 올라 있다.

루이구단을 꺾은 것이 이변만은 아니라는 것이 일본측의 말.

오카다는 이영신에 패한후 윤기현구단, 유창혁육단, 임선근팔단, 차민수
사단, 김성룡사단등과 30여분동안 복기에 임하며 "이 수가 잘못됐습니까"
라고 묻는 등 진지하게 패인을 분석하는 모습.

<백광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