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신문에서 "상품별 국가이미지및 소비행태조사"라는 특파원 송고
기사를 흥미롭게 보았다.

유럽연합(EU)의 의뢰를 받아 국제조사협회(INRA)가 세계 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고급승용차는 독일, 가전제품은 일본,
청바지는 미국, 포도주는 프랑스 등으로 국가별 상품이미지가 고정되었다는
보도다.

또한 향수등 13개 상품별로 최고 제품 생산국을 보면 미국은 영화와 담배,
독일은 맥주, 프랑스는 향수등을 차지했고 특히 일본은 중급차 컴퓨터
카메라 등에서 수위를 기록했다고 전한다.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올해 우리나라 총수출액 규모는 1천억불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과 30여년의 산업화 역사에 비추어 보면 장족의 발전이지만 이런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 현실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느낌과 함께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심정이다.

무릇 상품이란 디자인 기능 가격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심리적인 신뢰도
커다란 변수다.

결국 좋은 이미지가 구매로 연결되고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결론이다.

지구촌 시대에 사는 지금 우리나라도 나라별로 경쟁해야할 단위조직체인데
과연 우리는 좋은 국가이미지를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는지 겸허하게
반성해 보아야겠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제품을 생산하는 해당 기업에 있겠지만 크게 보면
한울타리안의 운명공동체인데 서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명하다.

바야흐로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발돋움한 지금,알면서도 여건이 미성숙됐기
때문에, 혹은 우선 양에 치중하다 보니까 섬세한 부문까지 신경쓸 겨를이
부족했다는 변명은 더이상 도움이 될수 없다.

이제는 외형에 걸맞는 질을 추구할 시점이다.

이런 노력이 쌓인다면 21세기에는 대한민국을 상징할 이미지상품을 세계
시장에 진열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