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1,2호 터널등 서울의 주요 도로시설물 53%가 설계도면없이 관리되는
등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진행된 각종 도로시설물의 보수 보강등 관리에
구조적인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강 교량을
제외한 일반교량 고가차도 입체교차로 터널등 2종 이상의 도로시설물
1백75곳 가운데 92곳의 설계도면이 보관돼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일반교량의 경우 양화교 청담1,2교 중랑교 목동교등 71개교량 가운데
45개의 설계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터널의 경우는 남산1,2호터널을
비롯해 18곳중 8곳이 같은 경우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하문및 옥수터널은 지난 85년과 86년에 건설된 시설물로 신축된
지 10년도 채 안돼 보수 보강등 유지관리에 필수적인 설계도면이 분실되는
등 각종 도로시설물의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내 46개 고가차도중에선 노량진 회현 이문 혜화 미아3거리 등
차량통행이 많은 26곳이, 입체교차로 24곳중에선 양화대교 남단, 마포대교
북단, 성산대교 남.북단등 13곳의 설계도면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관계자는 "사무실을 옮기거나 담당 부서또는 직원이 바뀌면서 설계도면
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분실된 설계도면에 대해선 현재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관계전문가들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던 서울의 시설물관리체계가
이처럼 허술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히면서 지방은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할 것인만큼 정부차원에서 이에대한 보완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