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 호주에 페트병용칩 6천만달러어치 수출"

"삼양사 시화공단에 페트병재활용공장 준공"

"동양나이론 대전에 페트병공장 건설"

폴리에스터업체들의 최근 뉴스엔 "섬유"라는 말이 빠져있다.

대신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기만한 "페트병" "페트병용칩"이
주력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페트병이 뭐길래 화섬업체들의 경쟁을 달구고 있는가.

주스나 생수를 담는 투명한 병이 페트병이다.

폴리에스터(PET:페트)수지를 고온에서 건조해 만든 페트병용칩에서
연신해서 만들기 때문에 페트병이라고 부른다.

유리병 알루미늄캔을 밀어내고 음료 및 생수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용기이다.

내수규모는 연 2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페트병은 부가가치면에서는 폴리에스터섬유와 별 차이가 없지만
성장성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국시장의 수요가 무한해 수출주력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폴리에스터업체들이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페트병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이런 매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쟁이 시작된 것은 90년대 들어서다.

특히 혹서로 음료시장이 호황세를 구가하고 생수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가열됐다.

폴리에스터업체 가운데는 동양나이론과 삼양사가 페트병과 페트병용칩을
생산하고 있고 선경인더스트리 고려합섬 제일합섬등은 칩만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동국합섬과 한국합섬이 연말부터 칩생산에 참여하는등 대부분의
폴리에스터업체들이 참여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9년 국내 최초로 페트병생산을 시작한 동양나이론은 그동안
증설을 계속해와 현재 연산 12억1천8백만병의 생산능력으로 세계 7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 회사는 연 17억6천만병체제를 갖춰 세계 5위권 업체에 진입하기
위해 내년 3월 완공목표로 대전에 네번째 페트병공장을 짓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 85년부터 페트병용칩을 생산해오다 90년에 페트병시장에도
진출했다.

대전에 페트병공장을 세워 연 6억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최근
들어 시화공단에 페트병재활용공장을 준공했다.

특히 페트병용칩 분야의 경쟁이 치열하다.

칩생산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회사는 선경인더스트리.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울산공장에 연 8만t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01년까지 인도네시아 중국 유럽등지에서 증설을 계속 총 생산능력을
연산 50만t 체제로 갖출 계획이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선경인더스트리는 이스트만 훽스트 쉘에 이어
세계 4위 생산업체가 된다.

97년까지 폴리에스터칩만 1백만t 생산체제를 갖추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고려합섬은 이 가운데 30만t을 페트병용칩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고려합섬은 페트병용칩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코카콜라사등 세계적
음료업체와도 장기공급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9년부터 페트병용칩을 생산해온 제일합섬은 올들어 2개라인을
증설 생산능력을 연 3만8천t으로 늘렸다.

이들 업체들외에도 동국합섬과 한국합섬이 각각 올 연말께 연9만t,
5만t 규모의 폴리에스터칩 생산공장을 완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에스터업체들이 페트병용칩을 포함한 화학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마디로 "탈섬유"다.

특히 폴리에스터 직물 및 사류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40%를 넘는 등
편중구조로 올들어 중국시장이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요가 불안정한 섬유와는 다른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페트병이
나타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권영설기자>

[[[ 페트병이란 ]]]

페트병은 지난 75년 미국 듀폰사가 개발했다.

국내에 소개된 것은 80년대 중반.초기에는 소주 간장 생수 세제등의
용기로 사용됐지만 1.5l탄산음료병이 도입돼 청량음료 시장에 사용되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페트병은 내용물의 맛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는 유리병보다 떨어지지만
알루미늄캔보다는 우수하고 경제성면에서는 유리병과 알루미늄캔을
능가한다.

독성이 없고 안전성 내약품성등이 뛰어나 활용도는 무한한 편이다.

현재 국내 페트병생산에는 동양나이론와 삼양사외에 두산유리 롯데알미늄
두레산업 대경수지 한일프라콘 대리프라콘등 3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 생산능력은 연 30억2천만병이지만 아직 완전가동되지는 않아
연 13억병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