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국경이 무너져 버린 세계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도 품질을 보증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수립해 이를 실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과거에 완제품을 선별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으로 품질을 보증
했으나 대량생산으로 인한 한계에 부딪쳐 최근에는 완제품이 아닌 제품생산
시스템의 전과정을 관리함으로써 이 시스템으로부터 생산된 완제품의 품질은
보증할수 있다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품질경영(QM)이다.

품질경영은 현재 국제규격인 ISO9000(품질경영규격)인증제도에 근거해
실시되고 있다.

ISO9000인증제도는 제품을 일일이 검사하지 않고 제품의 생산조직을 제3자
인 인증기관이 평가, 업체의 품질보증시스템을 인증하는 제도다.

이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울 정도로 보편화됐다.

ISO9000의 모체는 지난 79년부터 영국에서 적용됐던 일반규격인 BS5750
이다.

영국이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자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고 87년에 이를 기반으로 ISO9000이 탄생했다.

세계적으로 ISO9000은 병원이나 심지어 공공단체등 상품화할수 있는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으며 지난 3월말 현재 세계적으로
9만5,476개업체가 인증을 획득했다.

ISO9000은 기본적으로 품질문제제기를 비롯 문제원인분석 시정조치 검증
이행등 5단계를 연속적으로 반복하며 단계적으로 품질을 개선시켜 나가는
품질보증체제사이클로 구성돼 있다.

이 사이클을 순조롭게 가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각 단계별 책임과
권한을 규정하고 이에따른 규정을 문서화해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지침이다.

ISO9000시리즈는 품질경영과 품질보증규격을 결정하는 9000과 설계부터
최종단계까지의 모든 단계를 규정하는 9001, 설계와 개발을 제외한 부분을
규정하는 9002, 시험.검사및 보관과 수송부분만을 규정하는 해당범위가 가장
작은 9003및 부차적인 각종 규격들로 구성돼 있다.

2000년까지 이 ISO9000시리즈는 개념과 용어를 정의하는 ISO8402를 비롯
ISO9001(품질보증규격) ISO9004(품질경영규격) ISO10011(품질경영체제심사를
위한 지침)등 4개규격과 규격사용에 관한 지침및 품질원칙, 경영활동 적용
지침인 테크니컬리포트로 재편될 예정이다.

우리의 경우 ISO9000은 지난 93년 국내에 도입돼 지난 9월말 현재 664개
업체가 ISO9000인증을 획득하는등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같은 품질경영의 개념에 기초한 품질관리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는 지난 61년으로 공업표준화법의 제정시행과 함께 KS규격제정과
KS표시허가제도를 실시하면서 기업에 현장중심의 품질관리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정부차원에서 전산업에 걸친 품질관리를 확산시키기 위해 공업진흥청이
지난 81년에 공장품질관리등급제도를 실시해 생산공장에 품질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ISO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100PPM인증제도를 올해부터 시작해 품질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ISO9000인증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9월말 현재 12개의 국내인증 및 연수
기관과 1,000여명의 심사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ISO9000에 이어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기본적으로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ISO14000(환경경영규격)인증이 실시될 예정이다.

ISO14000은 제품의 설계와 원료반입부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경영
전반에 반영토록 규정된 것으로 우루과이라운드등 환경을 중시하는 국제적
경향을 고려할때 ISO9000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38개업체를 대상으로한 ISO14000시범인증을 오는
12월중 실시하고 정식인증에 필요한 심사원 250여명을 연말까지 양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품질경영과 환경경영에 관련된 업무가 방대해짐에 따라 지난 9월
이를 전담하게될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가 경제5단체를 중심으로 설립돼
인증제도를 확산하고 환경친화적인 기업경영을 적극적으로 촉진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