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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건설회관에서 개최된 해외건설협회주최 ''해외건설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석준 쌍용그룹회장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다음은 강연내용을 간추린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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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해외건설업 진로 >>>

지난 30년 해외건설사를 되돌아볼때 중동건설사업은 국내외적으로 큰
역사적의미를 갖고 있다.

"보릿고개"로 상징되는 절대빈곤을 탈피하는데 돌파구역할을 했고 외화
획득과 고용창출로 경제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하면서 한때 한국을 세계
제2위의 해외건설 수주국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해외건설의 이같은 성장은 우리 건설업계의 현실안주와 미래시장
변화에 대한 전략부재, 규제위주의 정부정책등으로 10여년이상을 가지
못했다.

이후 시장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한 결과 90년대들어 동남아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있고 올해 수주액은 83년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앞에 펼쳐질 해외건설업의 경영환경은 과거 중동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세계화 지방화 정보화라는 3가지 흐름이 해외건설업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하에서 기업은 정부의 보호막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해외건설업은 현지 밀착형으로 전환돼야 한다.

또 과거 단순도급위주의 발주패턴이 턴키베이스 BOT등으로 다양화되고 있고
금융조달능력이 공사수행기술 못지않게 수주의 결정적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기획력과 종합적 관리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같은 변화의 물결속에서 해외건설업체들이 추진해야 할 전략적 대응방안
으로 우선 의식의 세계화가 선행돼야 한다.

시장개방을 맞아 국내시장의 수비와 함께 해외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진출은
필연적이며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는 기업은 국내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국내시장만을 필수적인 시장으로 생각하고 해외시장은
선택적인 시장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둘째, 해외건설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승부에서 탈피,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해외사업은 장기적인 계획아래 현지를 차근차근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조급성"은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다.

세째, 전략기획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다.

해외건설시장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특징은 급격한 변화이다.

이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전략기획력은 기업의 사활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동안 우리기업은 장기적인 경영전략수립 보다는 대외로비활동과 내부
경영관리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네째, 전문화를 보다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세계적인 일류건설업체들 대부분은 그 기술과 기능에 있어 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컨데 미국의 벡텔사는 발전소와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60%를 차지하고있다.

차별화를 통한 선별적인 집중전략이 최선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전문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화된 전문기술력이 필요하다.

석유화학 엔지니어링에 플루어다니엘사, 토목설계에 브라운&루트사,
고층빌딩시공에 터너사등 세계일류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원천은 그들만의 탁월하고도 특화된 기술력임을 알 수 있다.

여섯째, 소프트한 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의 경우 이를 종합화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소프트한 기술이란 사업기획에서 사후관리까지 건설프로젝트의 다양한
단계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로 이를통해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활성화해야 한다.

전문화를 토대로 내부역량을 강화한후 부족한 부분은 외부자원을 활용
하자는 의미이다.

경험에 비추어 볼때 전략적제휴에는 외국건설업체와의 제휴, 국내건설업체
와의 제휴, 다른 산업체와의 제휴등이 있다.

이같은 건설업체의 노력과 더불어 해외건설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와
해외건설협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이제 규제와 조정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건설외교의 강화와
함께 기술 정보 인력 금융등을 종합화함으써 적극적인 공급정책을 펴야한다.

또 자금조달때 제조업과의 차등을 없애고 건설업체 대한 통제방식도 간접적
지원정책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해외건설업의 성장에 큰역할을 담당해온 해외건설협회도 시장정보수집과
제공, 조사연구, 업체간의 영역조정, 업체간 제휴분위기 조성, 그리고
정부와 업계간 중계등에 있어 중추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해외건설업은 우리 국가경제상 중요한 위치에 있다.

원자재 자본재의 수입의존도가 큰 제조업의 수출에는 상당한 수입이
수반되는 반면 해외건설업은 수입유발없이 외화획득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외건설은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볼만한 유망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재 악화되고 있는 우리의 국제수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전략산업으로
해외건설업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